호랑이형님 연구소

호랑이형님 2부 223화 - 역공(逆攻) 8편 리뷰

호랭박사Holang 2021. 3. 26. 22:07

 

호랭박사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dr.holang

 

안녕하세요!

호랑이형님 리뷰하는 호랭박사 입니다.

 

지난 화에서 추이가 왕눈이를 찾아서 용건을 부탁하는 장면으로 끝이 났었죠. 당시 추이의 대사를 보면 '아오! 내가 이놈 볼려고 온 것도 아닌데!'라고 했는데요, 그게 큰 떡밥이었던 거네요. 저는 추이가 무케를 보러 왔다가 빠르를 만나서 그런 대사를 쳤나 했더니, 추이의 진짜 목적은 왕눈이를 만나는 것 이었습니다.

 

추이는 그 때부터 이미 이령과의 대결을 생각하고 있었고, 자신이 염주를 풀지 않는 한 이령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은 명확히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염주 풀어도 상대는 안되지만.. 간신히 합을 주고받긴 수준) 그렇다고 해서 흰 산 밖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자니 너무 위험했습니다. 아마 자신의 염주를 끊어주기도 전에 이령에게 끔살 당할 것이 뻔했죠.

 

그렇다고 이령을 만나기 전에 염주를 풀고 간다? 그것은 또 추이의 전략과 맞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전략은 알 수 없지만 큰 줄기는 이거었죠. 첫째, 염주를 풀지 않은 채로 어떻게든 이령을 흰 산의 강 까지 유인한다. 둘째, 흰 산의 강으로 유인한 후, 자신이 염주를 풀고 대적한다 였습니다. 이 두 번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왕눈이의 도움이 필요했던 거죠.

 

오직 흰 산 안의 인물에게만 부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추이도 선택지가 몇 개 없습니다. 빠르가 있지만 그 자식은 자기 뒤통수나 안 치면 다행이겠고, 무케나 애들에게 부탁하는 것도 추이 성격에 말이 안 되죠. 범찰은 자기들 부족이랑 흰 산 어딘가에 자리를 잡았는지 통 보이지 않았구요. 그러던 중 일전에 자신을 보고도 도망가지 않았던 왕눈이를 생각해낸 것입니다.

 

과거 추이가 추오로부터 무케를 구하는 장면을 보면, 추이를 보고 벌벌 떠는 와중에도 왕눈이는 자리를 지켰습니다. 옆에 있던 동료 범은 홀랑 도망가 버렸죠. 혹시 이 장면이 오늘을 위해 미리 빌드업한 떡밥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이게 진짜 의도한 떡밥이었다면 여기서 잠시 지리고 가겠습니다. 이게 거의 2년 전 연재분인데 이 때 미리 떡밥 까는게 가능 한건가요? 하...

 

2부 130화

 

추이는 왕눈이에게 '내가 이령이라는 위험한 놈을 강가로 데려올 거다. 그 때 내가 강을 건너가면, 내 염주를 풀어다오'라고 부탁 합니다. 그리고는 '내가 강을 건너지 못하면 이 부탁은 없던 거다. 명심해라. 내가 강을 건너지 못하면 나를 도울 필요가 없다'라고 하죠. 흰 산 밖으로 나오면 왕눈이가 죽을 것이 뻔하니까 그렇게 신신당부를 했던 겁니다.

 

왕눈이는 추이의 부탁을 받고 혼란스러워 합니다. 빠르에게도 알리지 않고 혼자 오래 고민했죠. 2부 216화에서 '어차피 따르지도 못할 일인데 자꾸 생각하지 말자...' 라고 고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왕눈이는 빠르가 타도 추이를 오랫동안 외쳐왔던 것을 알기 때문에, 일단 자신들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무케를 구해준 것과 이번에 빠르에게 약을 준 건 고맙지만, 아무리 그래도 추이는 자신들의 적이었던 거죠.

 

그런 존재가 와서 정중하게 진심으로 부탁을 하니 혼란스럽기도 하고, 빠르에게 얘기하면 무조건 가지 말라고 할 테니 심적 갈등이 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왕눈이는 예전부터 심성이 착했죠. 옛날에 빠르에게 괴롭힘 당하던 시절에는 악 받쳐서 독기가 있던 적도 있는데, 기본적으로 심성이 착한 캐릭터 입니다. 추이가 무케와 빠르를 살려준 은혜를 버리지 않고 일단 약속 장소에 도착 합니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벌벌 떨죠. 아주 먼 거리에서 지켜보는데도 이령이라는 거대한 존재 앞에서 똥개마냥 오돌오돌 떱니다. 자신이 아는 한 최강의 괴물은 추이인데, 그런 추이를 어른이 애 패듯 묵사발을 내고 있으니 더 무서웠겠죠. 추이는 필사적으로 강을 건너보려 하지만, 결국 이령에게 잡혀 사지의 뼈가 다 부서지고 맙니다. 얼굴도 너무 맞아서 이빨이 다 부서질 정도였죠. 강을 건너 올 가망은 없어 보였습니다.

 

왕눈이는 자기가 도저히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이라고 판단 합니다. 그리고 추이가 말하기를 '내가 강을 건너지 못하면 이 부탁은 없었던 일이다'라고 했던 것도 떠올렸죠. 신신당부했던 그 말도 있었기 때문에 자리를 떠나려고 합니다. 같은 편도 아니면서 왜 나한테 이런 부탁을 했는지 원망하죠. 그러나 추이가 이령에게 피떡이 되도록 맞는 것을 보고는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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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령은 추이를 거의 죽여놨다고 생각하고 슬슬 혼을 흡수하려 합니다. 바쿠가 과거에 추이에 대해 흥미로운 말을 했던 것을 떠올리는데요. '꿈의 끝이 보이지 않는 놈이다'라고 했던 것 같습니다. 바쿠는 단순한 멧돼지가 아니라 '사람의 악몽을 먹는다'고 알려진 환상종 입니다. 과거 황요가 언급한 적도 있는데, 바쿠는 꿈을 통해서 타인에게 내재된 의식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죠. 아마 과거 추이가 처음 붉은산에 변종이 되서 들어왔을 때, 추이의 꿈을 들여다본 것 같습니다.

 

 

이령은 바쿠의 말을 떠올리며 추이의 혼을 흡수해 버립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지죠. 마치 우물의 물을 퍼내도 다시 물이 채워지듯이, 추이의 혼을 분명히 흡수 했는데도 어디선가 혼이 보충되는 것을 느낀 겁니다. 추이의 혼은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어떤 거대한 영혼과 연결되어 있고, 자신이 혼을 흡수해봤자 다시 채워진다는 것 인데요. 게다가 추이와 연결된 혼의 크기를 가늠해보니 '내가 잘못 측정했나' 싶을 정도로 거대하다는 겁니다.

 

이것을 두고 이령은 '마치 우리와 연결된 흰 산 같다'라고 생각 하는데요. 자신들 흰 산 일족의 영혼도 '흰 산'이라는 거대한 존재와 연결되어 있다는 얘기죠. 흰 산이 마음만 먹으면 혼을 더 내어줄 수도 있고 반대로 뺏어갈 수도 있다는 말로 들리는데, 이런 관점에서 '흰 산의 주인이 된다'는 것을 추측해 보자면, 흰 산이라는 거대한 영혼의 통제권을 손에 넣는다는 의미도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다면 추이가 대체 무엇과 연결되어 있는 것인가 흥미로운 부분 입니다. 독자 분들의 의견이 몇 개로 갈리는데요. 첫 번째는 '귀신굴에서 만난 귀신의 왕들과 연결된 것이다'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추이가 뭔가 거대한 혼과 연결되어 있다면 당연히 귀신굴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겠죠. 둘째는 '무커의 팔에 아린의 혼이 깃들어 있어서 그렇다'는 의견도 있구요, '황요가 무커의 혼을 호리병에 담아서 추이에게 먹였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해보면, 위의 세 가지 의견 모두 가능성이 낮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바쿠가 추이의 꿈을 보려고 시도했다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던 적이 있다고 했죠? 바쿠가 추이에게 그런 실험(?)을 할 수 있었던 때는 추이가 최초 붉은산에 끌려왔을 때 밖에 없습니다. 몸도 못 가눠서 일꾼들이 먹이를 먹여다가 살렸던 그 시절이죠.

 

그 시절 추이는 귀신굴에 들어가지도 않았고, 무커의 팔도 붙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냥 온전히 자기 자신이었죠. 그런데 이미 그 때부터 바쿠는 추이에게서 '꿈의 끝이 보이지 않는' 범상치 않은 현상을 발견한 겁니다. 따라서 추이가 뭔가 거대한 영혼과 연결되어 있다면, 타고 나길 그렇게 타고났다는 것이죠. 이령이 비꼬던 말처럼 '대단한 영물'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돌아보면 추이의 어린 시절에도 떡밥은 있습니다. 추이가 과거 할아버지와 대화를 하는 장면을 기억하실 텐데요. '내 이름이나 기억해 내!' 라고 할아버지에게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상하게도 추이는 자신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 합니다. 목이 잘렸다 붙은 것도 아니고 어디서 주워온 자식도 아닐텐데 자기 이름을 기억 못한다니 이상한 일이죠. 어쩌면 이 무렵 추이가 어떤 사건을 겪어서 거대한 혼과 연결되게 됐고, 그 후유증으로 자신의 이름을 잊게 됐을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령이 추이의 영혼을 흡수하다가 당황한 사이에 왕눈이는 용기를 내서 강 밑으로 내려갑니다. 꼬리로 바닥의 눈들을 흩뿌려서 뭉게뭉게 눈 먼지를 만들어내죠. 그리고는 멀리서 '나뭇잎 베기'를 시전하고 냅다 도망가는데, 이령은 왕눈이에게 염동력으로 돌을 쏴서 큰 부상을 입힙니다.

 

왕눈이가 피를 토하며 쓰러지고, 이내 추이의 염주가 끊어졌다는 사실을 이령도 알아 차립니다. 한갖 범 따위가 자신의 계획을 망쳤다는 것에 분노하고, 다 잡은 추이를 놓친 분풀이로 거대한 돌덩이를 왕눈이를 향해 쏴버리는 데요. 이 때 염주를 풀고 풀컨디션으로 회복한 추이가 왕눈이를 보호하며 이번 화 끝이 납니다.

 

마지막 장면을 보니까 추이가 끝까지 단약 한 알을 아꼈던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왕눈이에게는 흰 산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단단히 경고했지만, 만에 하나라도 이령이 왕눈이를 다치게 할 경우를 대비한 것 같습니다. 자신은 염주를 풀어서 회복하면 되지만 왕눈이는 죽을 수도 있으니까요. 다음 화에서는 큰 부상을 당한 왕눈이에게 단약을 먹이고, 이령에게 본격적인 역습을 펼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추이는 자신의 의도대로 이령을 흰 산 강가까지 유인해 왔고, 강가에 도착해서 염주를 푸는데 성공 했습니다. 이령에게 붙잡혀 맞아죽을 뻔하기도 했지만 왕눈이의 개입으로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었죠. 추이에게는 아직 시 두 마리가 남아있고, 무커의 왼팔도 더 이상 아낄 필요 없이 사용 준비가 끝났습니다. 두 요소를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추이가 이령을 진짜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변수가 있죠. 인근에 있는 첩형관과 철리지, 흰눈썹의 존재 입니다. 이들은 전투소리를 듣고 흰 산 강가로 모여들 것 같은데요. 심지어 빠르도 전투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흰눈썹이 침입한 걸로 생각해서 흰 산의 강가로 모여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들이 이령 vs 추이의 전투 결과에 영향을 주는 큰 변수가 될 수도 있어 보이네요.

 

그리고 흰 산으로 들어간 시도 변수 중 하나 입니다. 이번 화를 보면 이놈이 마을로 가지 않고 엄하게 얼음굴로 들어간 것 같은데요, 얼음굴에는 하필 산군이 있죠. 이게 무슨 변수로 작용할 지는 모르겠는데... 전체적으로 지금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기가 매우 힘드네요. 다음 화 매우 기대가 되고, 이번 화 리뷰는 여기서 마무리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