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형님 연구소

호랑이형님 3부 54화 - 딸 들의 이름 리뷰

호랭박사Holang 2023. 5. 19. 23:15

흰 산의 주인 완달과 곤륜의 지배자 천제의 대전쟁이 막을 내렸습니다. 장장 8개월에 걸친 대전쟁이었죠. 저는 전쟁 초반만해도 '완달과 곤륜이 지금 전쟁하는 것이 호형 스토리에 그렇게 큰 영향이 있는걸까' 하는 의구심을 가졌었는데요. 전쟁 후반으로 갈 수록 완달과 천제가 각자 짊어진 '과업'의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이번 전쟁이 작품에서 가지는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에 흰 산 전쟁에 대한 종합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을 만들고 있는데요, 무료분에서 완결화(3부 52화)가 나오는 시점에 영상 업로드 할 예정입니다! 2부 등장인물 리뷰(추이)도 준비하고 있고, 이제 전쟁도 끝났으니 주간 리뷰를 다시 재개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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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끝나고 완달성은 부서진 부분들에 대한 복구 작업이 한창인데요. 전쟁 전에는 완달과 이령의 싸움으로 정전(正殿)이 크게 부서졌었고, 전쟁 중에는 토백과 적 병사의 공격으로 성 벽이 무너지는 등 큰 타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깨끗하게 수리가 되어 있습니다.

 

이는 모란의 정수주 덕분인데요, 모란의 정수주에는 부서진 건물이나 벽을 원상태로 되돌리는 신기한 능력이 있습니다. 이러한 능력은 흰 산 전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몇 번 암시된 적이 있는데, 크게 부서진 곳은 모란이 전부 복구를 시켜줘서 성이 빠른 시간 안에 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었죠.

 

지난 화부터 흰 산의 딸들의 이름이 공개가 됐는데요. 제일 큰 언니가 이란, 동생이 나단, 작은 여동생은 미아카라고 합니다. 남자 꼬마 막내는 머리를 세게 부딪힌 뒤로 자신의 이름을 잊었다고 하는데요, 완달은 투구 덕분에 머리를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며 꼭 투구를 쓰고 다니라고 당부합니다.

 

이 남자 꼬마 막내는 등장할때부터 범상치 않았는데요, 대체 어디서 잡혀온건지 곤륜이 인질로 삼은 흰 산 일족으로 처음 등장했었죠. 잡혀있는 동안에는 적진에서 기를 터뜨리며 발광을 했는데요, 곤륜 병사들이 인질이고 뭐고 죽여버리자고 이를 갈 정도였습니다. 그랬던 녀석이 희한하게 누나들을 만난 뒤부터는 순한 양이 되어버렸죠. 흰 산의 아들들이 거의 전멸해버린 지금 거의 유일하게 남은 남자 자손이 아닐까 합니다.

 

이 녀석이 혹시 가우리의 먼 조상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요, 둘의 공통점은 투구를 쓴다는 것입니다. 가우리의 아빠도 투구를 썼는데 셋이 실루엣이 유사하죠. 혹시 저 꼬맹이가 늙어서 가우리 아빠가 된 건 아닐까 생각해봤는데, 그렇게 되면 가우리는 인간이 아니라 흰눈썹, 아비사와 같은 반인반수가 되어버립니다. 함께 오래 생활했던 빠르가 모를리 없었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가우리가 흰 산 일족의 먼 후손임을 확신하고 있습니다. 이번 흰 산 전쟁에서 완달이 가우리가 쓰던 붕권(?)을 쓰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 간접적인 증거라고 봐요. 가우리는 아비사가 고획조들에게 납치될 위기에 처하자 자기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붕권(?)을 사용하는데, 누군가에게 배우지 않았는데도 위기가 닥치니까 그냥 나와버렸죠. 몸 속에 완달의 피가 일부 흐르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둘의 조상은 누구일까요? 완달의 후손이면서도 인간에 아주 가까운 존재.. 현재로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풍개라고 봅니다.

 

 

 

브라가와 신들이 완달성 내부를 습격했을 때 흥개를 마주친 적이 있는데요, 그들은 흥개를 '흰 산 일족'이 아닌 '인간'으로 인식했습니다. 인간 치고는 혼이 혼탁하지 않은 게 이상하긴 했지만, 언뜻 봤을 때 인간으로 보인거죠. 풍개는 흥개의 8대 손(운손자)로 나오는데, 반인반수 흥개로부터 탄생한 자식이 8대를 거쳐 인간화되었기에 얘는 그냥 인간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다만 곤륜의 병사들과 일당 백으로 맞서 싸울정도로 강력한 인간이었죠.

 

풍개의 자손이 대를 이어서 살아남아 가우리까지 이어졌다면, 가우리가 탈인간급의 괴력을 발휘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게다가 풍개는 작중 칠성월과의 관계가 심상치않게 나오는데, 칠성월이 자기를 드는 것을 풍개에게 허락했죠. (시라무렌은 두 팔을 잘라버림;) 만약 가우리가 풍개의 먼 후손이 맞다면, 차기 칠성월의 주인이 될 가능성도 꽤 높아보입니다. 천제가 칠성월을 부숴버리긴 했지만, 풍개가 그 조각을 찾아낸 장면까지 나온 걸 보면 분명히 다시 등장할 것 같아요.

 

다시 돌아와서, 완달은 처음에는 짐 같이 느껴졌던 여식들에게 이제 마음을 완전히 연 듯 보입니다. 이번 전쟁에서 목숨걸고 성을 수비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압카에게 성정(性情)을 조금이나마 심어준 것이 고마웠던 모양이죠. 완달은 대를 잇기 위한 승계 과정에서 세 아들들에게 사사로운 정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흰 산의 주인이라는 위치와 일족에게 부여된 과업을 잇기 위해서였던 것 같습니다. 첫 자식이었던 모란과 흥개에게는 여느 아버지처럼 정과 사랑도 듬뿍 줬던 것 같고, 그런 모습들이 이번 화에서도 잘 나타난 듯 보입니다.

 

완달은 이란의 병세를 살피러 왔다가 갑자기 몸의 이상을 느끼고 돌아가는데요, 천제와의 전쟁에서 얻은 부상이 전혀 치유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령과의 싸움 이후 오염된 삼실의 영향인지 피가 섞여나오는 기침도 하고 상태가 안좋았는데, 그런 상태로 몸에 인간의 혼을 잔뜩 붙이고 혼자 곤륜의 신격들을 전부 박살냈으니 신체가 무너질만도 합니다. 특히 천제와의 마지막 일격 대결에서 받은 부상은 매우 심해보였고, 붕대를 감아놔도 피가 계속 올라왔죠.

 

완달을 간호하던 이르하도 그렇고, 곁에서 지켜보던 재상(宰相)도 그렇고 완달이 흰 산의 힘을 써서 몸을 회복하길 바랍니다. 이르하가 조심스레 완달에게 얘기해보지만, 완달이 이를 수락할 리 없었죠. 안 그래도 1/10 정도밖에 남지 않은 흰 산의 힘인데 천제를 상대하느라 거기서 일부를 또 사용했으니, 더 이상 사용했다가는 압카의 등극에 문제가 생길 수 있었습니다. 압카의 등극을 위해 목숨 걸고 천제를 물리쳤는데, 여기서 내 몸을 살리자고 모든 일을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이었죠. 흰 산의 힘을 건내주고 나면 완달은 소멸할 운명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흰 산의 기가 요동치면서 태동(胎動)이 시작됩니다. 흰 산이 누군가에게 힘을 주려할 때 발생하는 현상 같았는데, 이를 눈치챈 완달은 마음이 급해집니다. 흰 산의 주인이 허락하지 않은 태동이었기에 이상하기도 했죠. 남아있는 흰 산의 힘을 즉시 환원해야했고, 압카가 즉시 흰 산의 힘을 받게 될 것이기에 흰 산 일족은 전부 영역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흰 산의 방어기제에 의해 영역 안의 흰 산 일족은 소멸하게 되죠.

 

완달은 자고 있는 아이들을 깨움과 동시에 흰 산의 묘역으로 갈 채비를 서둘러 합니다. 상황 설명을 하고 서둘러 흰 산 밖으로 빠져나갈 것을 당부하는데요, 갑자기 아바이와 이별하게 된 이란과 미아카, 막내는 울음을 터뜨립니다. 그러고보니 이들에게도 완달은 아버지이죠.. 전쟁 통에 처음 만나서 제대로 시간도 못 보냈는데, 아바이가 곧 소멸한다는 사실에 셋은 큰 슬픔에 빠집니다.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 큰 절을 올리는데, 완달은 이들에게 '나를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작별 인사를 합니다.

 

완달은 아이들이 노정을 통해 빠져나가는 것만 보고 묘역으로 출발하려 했는데요, 어쩐 일인지 노정을 여는 신하가 궁 내에 없다고 합니다. 동맹일 치하하러 사신으로 갔다고 하는데, 뭔가 수상쩍죠. 그렇게 노정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이란의 오른팔이 서서히 소멸되기 시작합니다. 흰 산의 방어기제가 벌써 작동한다는 것인데, 완달은 이를 보고 매우 당황합니다. 아직 압카가 흰 산의 힘을 받지 않고 있는데,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것은 누군가 다른 존재가 힘을 받고 있다는 것이었죠.

 

그 존재는 바로 이령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이령은 완달에 의해서 대렴당했지만 청개가 이령의 복제를 확보함으로써 중간에 바꿔치기 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는데요. 만약 청개가 양백이 다니던 뒷길을 통했거나 둔갑을 써서 노정을 여는 신하를 속였다면 흰 산 묘역 내부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했을 겁니다. 흰 산 묘역 입구는 완달이 출입구를 파괴해서 들어갈 수 없게 됐지만, 청개가 묘역 내부로 들어가는 것에 성공했다면 충분히 이령을 구할 수 있습니다.

 

청개는 혹시나 완달이 돌아올 것을 대비하여 복제를 대신 대렴해놓고 본체를 빼돌렸을 것 같은데, 과거 시점인 지금에는 부상이 바로 회복되는 '단약'이라는 아이템이 아직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있었다면 완달이 이미 먹었겠죠) 흰 산 전쟁 또한 저녁부터 이튼날 새벽 사이에 벌어졌고, 끝난 뒤 고작 며칠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인 걸 감안할 때 시간이 많이 경과하지도 않았죠. 따라서 이령이 부상에서 크게 회복하지 못했을 것 같고, 아직도 완달에 의해 두 팔이 부러진 그 상태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령은 청개에 의해 전쟁의 결과를 전해듣고 완달이 큰 부상을 입었음을 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힘의 격차를 뼈저리게 느꼈기에 또 다시 정면대결은 감히 생각지도 못했을 것 같아요. 완달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곧 남아있는 흰 산의 힘을 환원하러 묘역으로 올 것이고, 자기가 먼저 선수치지 않는다면 압카가 흰 산의 힘을 받게 될 것이 자명했습니다.

 

그렇다면 비록 불완전하지만 이미 환원된 90%의 힘이라도 받는 것이 이령에게는 유리합니다. 게다가 새로운 주인이 흰 산의 힘을 받을 때 영역 안의 일족은 전부 사라지는 방어기제가 작동되기에, 잘하면 완달과 압카 둘 다 소멸할 가능성도 있죠. 혹시 완달이 소멸하지 않고 흰 산의 묘역까지 쫒아온다 하더라도, 자신은 복제를 대신 대렴시켜놓고 다른 곳으로 은신해버리면 완달은 이령을 찾을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2부를 보면 이령은 흰 산의 힘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것처럼 나오긴 했는데요, 무팽에 따르면 '이령은 먼 옛날 흰 산의 힘을 받을 기회를 놓쳤다'라고 언급했고 니루어전은 '이령이 먼 옛날 흰 산의 힘을 받았었다는 얘기가 사실인가..?' 정도로 언급했습니다. 이런 언급으로 미뤄봤을 때 이령이 흰 산의 힘을 받긴 했지만, 이후 본인의 힘으로 소화해내지 못하고 다시 토해내는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네요.

 

이번 화 마지막에 노정이 열리는 듯 하면서 끝나는 연출이 나왔는데요, 혹시 저 노정을 타고 이령이 등장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제 생각에는 완달과 정면승부는 피할 듯 보이는데, 흰 산의 힘을 받고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고 기고만장해서 완달 앞에 나타날 수도 있어 보여요.

 

게다가 혹시 같이 대렴되어있던 대흥과 함화의 힘까지 흡수하고, 영생의 계곡에 이장된 수 많은 형제들의 힘마저 흡수했다면 엄청나게 강해졌을 겁니다. 완달은 이미 몸이 무너진 상태이기에, 만약 그 정도까지 힘을 키웠다면 다시 한 번 들이받아보자는 자만심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이면 굳이 청개가 복제를 들고가서 바꿔치기 할 이유는 없긴 함)

 

일각에서는 재상으로 보이는 인물이 전쟁 과정에서 죽음을 당했고, 청개가 이 재상으로 둔갑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있는데 저는 그런 것 같진 않습니다. (생긴 게 비슷하긴 해요) 죽은 인물은 재상이 아닌 다른 인물이 아닌가 싶어요. 먼저 그 신하가 죽는 것을 이란, 나단, 마이카, 막내까지 전부 눈 앞에서 지켜봤는데 멀쩡히 살아돌아온다면 의심을 살 것 같습니다. 게다가 재상은 '큰 바다 건너에는 무엇이 있느냐'는 마이카의 물음에 '나중에 무두리에게 물어보겠다'고 대답했는데요, 이는 둔갑한 청개가 할 수 있는 말은 아닌 걸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재상은 노정을 여는 능력이 없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란과 마이카, 막내를 흰 산 영역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데 노정을 여는 신하가 없어서 못 보내고 있죠. 재상이 노정을 여는 능력이 있다면 그가 바로 노정을 열었을 겁니다. 그러지 못한다는 것은 노정을 여는 신하와 재상은 다른 인물이라는 반증이겠죠.

 

다음 화에서 노정을 열고 나오는 인물이 이령일지 아닐지 매우 궁금합니다. 다음 화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