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형님 연구소

호랑이형님 3부 24화 - 신격(神格)의 등장 편 리뷰

호랭박사Holang 2022. 10. 22. 01:10

 

호랭박사 유튜브 : https://www.youtube.com/@dr.holang

 

안녕하세요!

호랭박사입니다. 3부 24화 리뷰 시작합니다!!

 

 

주의사항!

※ 저는 중국 신화에 대해 전문적으로 알지 못합니다. 나름대로 여기저기 조사한 자료로 알려드리는 것이니 잘못된 것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바로잡아주세요 :)

 

 

이전 화에서 천제 측은 이번 흰 산과의 전쟁 사령관으로 '랑랑'이라는 인물을 내세웠다는 걸 확인했었죠. 랑랑에 대해서는 저도 지난 리뷰에서 중국 신화에 등장하는 전쟁의 여신 '구천현녀랑랑(九天玄女娘娘)'이 아닐까 예측했었는데요. 그게 누구인지 정체가 곧 나오겠지만, 중요한 건 아직 흰 산과의 전장에 투입이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랑랑은 천제에게 역심을 품고 반역을 했다가 형벌을 받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천제와 맞짱뜰 정도라면 전투 능력 면에서는 천제와도 합을 겨룰 정도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구망 또한 랑랑이 흰 산과의 전쟁에서 총사령관을 맡기로 했다니까 '천제가 나서는 것만은 못하겠지만 총력전임에는 틀임이 없다'며 엄지 척을 했었죠. 비록 구망 자신은 천제가 직접 출전해야된다고 우기다가 전쟁에 배제됐지만, 랑랑 덕분에 조금은 안심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천제가 아직도 랑랑을 흰 산에 투입시키지 않은 것 같아요. 구망은 이 사실을 새 군사에게 전해듣고 대노하는데요, 사령관이 없는 사이에 흰 산에 파견된 힘 없는 병사들은 완달에게 떼죽음을 당할게 뻔했기 때문입니다. 사실상 완달이라는 세계관 최강 괴수 하나만을 상대하는 전쟁에서, 피라미 병사들 수 천 수 만을 투입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천제가 무의미한 희생을 과도하게 발생시키는 것에 대해 구망은 큰 불만을 품고 있었습니다.

 

구망은 천제를 의심하고 또 불신합니다. 랑랑을 석방을 시키기로 해놓고도 혹여 또 반역을 할까봐 겁먹고 주저하는 것이거나, 완달에게 '철의 번개'를 사용하기 위해 일부러 병력들이 죽어나가는 걸 방치하고 있다고 생각하죠. 의미없는 병력들을 투입시켜서 개죽음 시키는 것을 중단하고 '신격(神格)'을 갖춘 존재들만 나서야 한다는 것이 구망의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천제는 그와 정 반대로 전쟁을 끌어가고 있었고, 새 군사는 천제의 편에 서서 그의 입장을 두둔합니다. 랑랑이 천제께 다시는 반기를 들지 않겠다는 다짐도 절차대로 받아야되고, 적을 토벌하는데 천제가 제일 마지막에 나서는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 아군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한시라도 빨리 '철의 번개'를 써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하죠. 구망은 혹시 흰 산의 힘을 가지려는 이 전쟁을 반대하는 것이냐고 되묻는데, 2부에서도 살짝 드러났지만 구망과 새 군사의 관계가 좀 묘합니다.

 

구망은 압카에게 전권을 위임받은 군사(軍師, 지휘관) 였는데요. 압카가 붉은 산에서 회복하는 동안 실질적으로 압카 휘하의 병력을 모두 지배하고 대신 관리했습니다. 구망에 대한 압카의 신뢰가 높았던 것도 있겠지만 구망이라는 존재 자체가 오행관 중 목정(木正)으로서 격(格)도 충분했고, 때로는 엄하게도 하고 때로는 타이르면서 버일러와 타이지들을 효과적으로 지휘한 것 같아요. 압카의 궁성에 있던 신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구망의 일이라면 전적으로 믿고 토를 달지 않은 것 같죠.

 

첩형관 세력 또한 구망을 따르던 세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3부에서 첩형관 세력의 우두머리인 독주(督主)가 구망을 지근거리에서 계속 보좌하는 것이 관찰되고 있는데요. 구망과 우강이 완달과 있었던 일에 대해 대화하려고 하자, 독주가 새 군사를 데리고 나가버리는 장면도 있었죠. 새 군사의 경우 철저하게 천제의 수족으로 보이는데, 혹여 민감한 대화를 듣고 천제에게 일러 바칠까봐 듣지 못하게끔 견제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구망과 독주 vs 새 군사의 이런 묘한 견제는 약 700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계속 이어지죠.

 

항마전 이후 구망이 사라지고 새 군사가 구망의 자리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그는 구망처럼 압카에게 전권을 받고 모두에게 인정받는 사령관이 되고 싶었겠지만 현실은 그러지 못했죠. 일단 압카가 전권을 주지를 않았고, 신하들 또한 구망 때와는 다르게 신뢰할만한 인물이 아니었는지 사사건건 새 군사의 판단을 가지고 걸고 넘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첩형관 세력이 그를 심하게 견제했던 것 같은데요, 첩형관은 새 군사가 반역죄로 조사받던 시라무렌을 부추겨서 이령을 죽이려했다고 의심한 것 같습니다. 첩형관 세력이던 새 군사던 둘 다 천제를 배신하고 흰 산에 가서 붙어있는 처지라서 힘을 합칠 법도 한데, 아직도 서로를 의심하고 견제하는 것은 옛날부터 이런 뿌리깊은 불신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구망과 새 군사의 대화에서 '철의 번개'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요. 과연 이게 무엇일까 계속 고민하다가 하나 떠오른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작품에서 계속적으로 등장하고 있는 '금강저' 인데요, 금강저는 원래 제석천이 사용하는 금속 무기로서 번개를 형상화 한 것입니다. 제석천이 아수라의 무리들과 싸울 때 금강저를 사용해서 적을 파멸시켰다고 하는데, 작중 등장한 무기 중에서는 충분히 '철의 번개'라고 부를법한 무기입니다.

 

하지만 천제조차 이 '철의 번개'를 자기 마음대로 쓸 수 없는 상황으로 보이는데요. 그 말은 즉슨 자기가 그걸 갖고있지 않거나, 어떤 다른 존재의 허락이 있어야만 그 무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이겠죠. 상황을 보면 철의 번개를 쓰기 위해서는 오행관 구망의 허가가 있어야 되는 것 같은데요, 제 추측이 맞다면 고대로부터 전해온 '철의 번개' 금강저를 오행관들이 자기들만 아는 신성한 곳에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은 '철의 번개'가 금강저가 아니라면, 여튼 오행관들이 힘을 빌려줘야지만 천제가 이를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철의 번개를 사용하고 싶으면 신의 자격으로 직접 전쟁에 출전하고, 본래의 용도에 맞춰 사용하라고 구망은 전합니다. 새 군사에게 한 말이긴 했지만, 니가 가서 천제에게 전하라고 대놓고 반기를 든 것이기도 했죠. 오랜 세월이 흐른 뒤 구망은 결국 압카의 편에 서게 될텐데, 이번 흰 산과의 전쟁 과정에서 천제와 겪었던 갈등이 그 원인이 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새 군사는 천제를 거역한 구망을 일러바치러 하늘로 올라가는데요, 양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나는 것 보니까 새 종류인 것 같습니다. 산해경이나 다른 신화에 분명히 힌트가 있을텐데 저는 아직 찾지를 못했어요. 혹시나 뭔가 그럴듯한 후보가 있다고 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튼 천제가 곧 구망이 반기를 들었다는 걸 알게 될텐데, 바로 어쩌지는 못할거고 결국 랑랑을 빠르게 투입할 수 밖에 없게 될듯 하네요.

 

--------------------------------------------------------------------------------------

 

이번에는 흰 산의 서쪽 경계로 화면이 전환됩니다. 지난 화에서 완달이 곤륜 선발군의 함정에 걸려들면서 수 천의 토루와 톱괴물의 기습공격을 받았는데요. 완달의 딸들은 혹 완달이 잘못됐을까봐 급히 노정을 타고 다시 전쟁터로 돌아옵니다. 그런데 자기들이 있었던 곳과 완전히 지형이 달라져서 혹시 잘못 온거 아닌가 생각하는데요, 거대하고 뾰족한 바위에 찔려서 처참하게 죽은 토루들을 보고 나서야 제대로 도착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핏물이 마치 강물처럼 콸콸콸 흐르고 있었는데요, 노정을 통해서 완달성까지 핏물이 들이찰 정도였습니다. 딸들이 주변을 자세히 둘러보니 뾰족한 바위 산 수 백개가 땅에서 솟아올라 있었고, 수 천의 토루와 톱괴물들은 온 몸이 뚫리고 찢어져서 처참하게 죽어있었습니다. 그들의 신체에서는 아직도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고, 얼마나 많이 죽었던지 피가 모여서 강물처럼 흐르고 있었던 것이죠.

 

뾰족한 바위를 사용해서 공격하는 스킬은 백호의 특유 스킬인 것 같아요. 3부 프롤로그에서 백호 불함이 궁기 한 마리를 뾰작한 바위에다가 꼽아버린 장면이 있었는데, 이게 지금 보니까 있던 지형에다가 꼽은게 아니었습니다. 불함이 마치 스타크래프트의 럴커처럼 거대한 바위로 가시를 만들어서 공격한거였죠. 이런 식이라면 적이 아무리 머리빨로 밀어부쳐봤자 허무하게 몰살하게 될 겁니다. 구망은 과거 불함과의 전쟁에서 이를 겪어본 바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될 거라고 더더욱 예상했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완달의 자식 중에 백호 특유의 럴커 공격을 그나마 따라하는게 막내 여식이라는 점도 떡밥인 것 같습니다. 대흥도 이령도 함화도 저런 공격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거든요. 저 기술을 어디서 배워왔을까, 저 여식의 어미는 누굴까 궁금하네요. 여튼 이제 완달은 여식들에게 마음을 열고 '압카와 그 어미를 지켜달라'고 정식으로 부탁을 했는데요, 아바이가 직접 도움을 요청했다는 동기부여로 똘똘 뭉친 여식들은 목숨을 걸고 성을 방어하게 될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의아하기도 한데요, 완달이 한 말을 곱씹어보죠. '흰 산 일족은 흰 산의 영역 안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이 전쟁에서 일당 백으로 싸워야하는 완달 자신은 흰 산의 영역을 나와있고 별 도움 안되는 여식들은 흰 산의 영역 안에서 수성전을 하고 있습니다. 완달도 흰 산 일족인 이상 흰 산 안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텐데요, 그는 도대체 왜 영역 밖에 나와서 위태롭게 싸움을 하고 있는 걸까요?

 

제가 몇 주째 뇌피셜로 말씀드리는 의견이라서 지겨우시겠지만, 한번 더 해보겠습니다. 저는 완달이 천제를 유인하기 위해 이 위태로운 전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흰 산의 주인은 원래 절대로 흰 산 밖으로 나가서는 안됩니다. 본인의 명(命)에 해를 입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금 자기 발로 직접 영역 밖을 나갔다는 것은 뭔가 의도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천제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세지 같아요. '나 이제 흰 산 영역 밖으로 나가도 아무렇지도 않아' '내가 너를 죽이러 가기 전에 니가 내 앞으로 와. 우리 둘이 승부를 보자' 이런 메세지요.

 

흰 산은 지금 곤륜과 병력 대 병력으로 전쟁을 치를 수 있는 상황이 안됩니다. 그냥 완달 혼자입니다. 병력을 파견하라고 동맹국에 교지를 보냈지만 천제와의 전쟁이라는 것에 겁을 집어먹었는지 누구 하나 원군을 보내는 놈이 없고, 그나마 옛 자식들은 흥개와 모란에게 연락을 보냈는데 모란은 완달을 쌩까버렸죠. 부랴부랴 흥개만 부족들을 이끌고 흰 산으로 오는 중이고, 여식들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완달 혼자 하는 전쟁이라고 봐야할 겁니다.

 

혼자 해야하는 전쟁이라면 적의 우두머리를 1대 1로 싸워서 빨리 해치워버리는게 전쟁을 승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겁니다. 만약 천제가 죽어서 없어진다면 그의 부하들이 과연 완달과 전쟁을 하려고 할까요? 구망조차 피하려고 했던 것이 완달과의 전쟁인데, 아무리 천상계의 신들이라고 할지라도 흑룡을 때려죽인 완달과 전쟁을 하고 싶어하지는 않을 겁니다. 흰 산의 힘이야 압카가 받던지 말던지 그들과는 상관없죠. 흰 산의 힘을 노리는 존재는 천제였지 그들이 아니니까요. 이러한 종합적인 상황 판단을 기반으로 완달이 전략적으로 전쟁에 임하고 있는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여식들이 성으로 돌아간 후, 이제는 신격(神格)을 갖춘 적들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신들은 바로 형천(刑天)과 하경(夏耕)인데요, 이 인물들은 역시나 산해경을 비롯한 중국 신화에 유명하게 등장하는 인물들입니다. 특이한 점은 둘 다 목이 잘려있어서 몸뚱이밖에 없다는 것인데요,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형천입니다. 중국 신화에서 형천은 염제(炎帝) 신농의 후예로 알려져있는데요, 중국의 삼황오제에 대해서는 제가 이전 영상에서 몇 번 소개해드린바 있죠. 보신 적이 없으신 분은 3부 17화 리뷰를 시청해주시면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여튼 산해경에서는 형천에 대해 이렇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형천(刑天)과 황제가 신(神)의 자리를 놓고 죽고 죽이는 싸움이 일어났다. 결국 황제가 형천의 머리를 베고 그를 상양산(常羊山) 자락에 묻었다. 형천은 목 잘린 장군이 되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젖꼭지를 눈으로 삼고 배꼽을 입을 삼아 손에는 방패와 큰 도끼를 들고 연신 춤을 추며 다시 황제와 자웅을 겨루려 했다.'

 

 

호형에서 천제의 유력한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황제(黃帝, 누런 임금) 헌원씨는 그의 형제였던 염제와 세 차례의 전쟁 끝에 승리했다고 중국 신화에서 전해지는데요, 형천은 염제의 신하였습니다. 염제는 황제에게 패배한 뒤 남쪽 지방으로 쫓겨나서 남방 상제 노릇만 간간히 하고 있었는데, 형천은 그게 싫어서 황제와 다시 싸우자고 염제에게 몇 차례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치우가 황제에게 대항해 전쟁을 일으켰다는 소식을 듣고는 염제에게 '우리도 같이 싸워야 된다'고 간청했지만 염제는 이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해요. 머리 끝까지 열이 받은 형천은 홀로 황제에게 도전했고, 몇 날 며칠을 싸운 끝에 결국 황제가 형천의 머리를 잘랐습니다. 그리고는 그 머리를 상양산이라는 곳에 묻었는데, 그 때부터 형천은 머리가 없어졌다고 해요. 여튼 황제와 자웅을 겨뤘던 존재이기 때문에 호형 세계관에서도 상당히 강한 인물로 설정될 것 같습니다.

 

형천의 부하 '하경'이라는 존재도 산해경에 언급되는데요. 하경의 경우 거창한 신의 부하는 아닙니만 여튼 그는 전쟁 중 목이 잘리게 되었고 이후 하경의 부하가 되었다고 합니다. 형천과 하경 둘 다 목은 없지만 목 부근에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데요, 중국 신화에서는 염제 신농이 바로 불을 다스리는 상제입니다. 둘 다 염제의 부하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생각이 되네요.

 

산해경에 따르면 형천은 왼손에는 방패, 오른손에는 도끼를 들고 있고 하경은 창과 방패를 들고있다고 하는데요. 호형에서도 그 모습 그대로 등장했죠. 게다가 그들이 들고있는 방패는 흑룡의 비늘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여튼 이번 전쟁에서 신격(神格)의 첫 등장인데, 이제 천상계와 곤륜의 신들이 차례대로 완달과 싸우기 위해 도착할 듯 합니다. 스토리 대로라면 완달은 결국 그들을 모두 처단하고 흰 산과 압카를 지켜내게 될텐데, 과연 천제가 직접 전쟁터에 모습을 드러낼지도 중요 관전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