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형님 연구소

호랑이형님 3부 25화 - 뇌신(雷神) 풍륭 편 리뷰

호랭박사Holang 2022. 10. 29.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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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랭박사입니다.

 

이번 화 리뷰가 좀 늦었네요.

요즘은 맥주 한 캔 때리면서 느긋하게 긴 시간동안 천천히 글을 써야 잘 써지더라구요..  ㅎ

다음 화가 업로드 되었더라도 해당 회차를 보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리뷰이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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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에서 황제의 부하인 형천과 하경이 흰 산 서쪽 전장에 도착했고, 완달에게 가볍게 선빵을 날리면서 끝이 났었습니다. 이 둘은 완달에 대해 '무시무시한 자', '보는 것 만으로도 불이 사그라들것 같다'며 조심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형천의 태도는 생각보다 여유만만했습니다. 

 

그는 완달을 향해 '꽤 좋은 도끼가 있다고 들었는데 가져오면 안되냐'며, 한 번 겨뤄보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혼잣말을 하는데요. 감히 완달에게 칠성월을 가져와보라고 하는걸 보니 베짱이 두둑하네요. 본인이 흰 산의 주인을 맞아 이기기는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발릴만한 수준은 아니기에 저런 여유를 갖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중국 신화에서 형천은 황제(黃帝, 호형의 천제로 추정됨)와 맞짱뜨던 도중 목이 달아나서 패배했다고 알려진 신인데요. 형천의 클래스도 상당하다고 보는게 맞지만, 천제조차 맞대결을 피하는 완달을 맞아 약간 자만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드네요. 만약 완달이 저 자리에 칠성월을 가지고 왔다면 지금과는 전쟁의 양상이 또 달라졌을겁니다. 지금 전장에 신격(神格)들이 하나 둘 씩 도착하고 있는데, 그들조차 일격에 참수할 수 있는 무서운 기물이죠. 

 

형천과 하경이 지금 흑룡의 비늘로 만든 방패를 든든하게 여기고 있는데, 완달은 칠성월로 흑룡을 후두려 패서 죽였습니다. 곂곂이 덥힌 흑룡의 비늘을 찢어버리고 신체를 타격했기에 가능했던 것이겠죠. 더군다나 칠성월은 완달이 젊었을 적부터 제 몸과 같이 다루던 기물이고, 완달에 의해 사용되는 순간 그 힘의 한계치까지 발휘할 수 있습니다. 대흥이 쓰던 칠성월이 라오허에게 전혀 타격을 주지 못하다가, 완달이 집어드는 순간 차원이 다른 파괴력을 보여준 사례가 이를 증명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달이 칠성월을 가져오지 않은 이유는 압카의 보호 때문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삽풍주로는 성의 주변을 강력하게 둘러싸는 방어막을 형성하고, 혹여라도 적이 방어막을 타격하거나 우회해서 들어온다면 칠성월이 그 주변을 빙빙 돌면서 직접 타격하는게 아닐까 싶어요. 이령에 따르면 삽풍주와 칠성월 두 기물은 흰 산의 주인 교체기에 힘의 공백을 지키는 수호자 역할을 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삽풍주는 방어하고 칠성월은 공격하는 방식으로 흰 산을 수호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다시 돌아와서, 완달은 천제가 그의 수하들만 먼저 보낸 것을 보고 내심 실망한 듯 합니다. 천제를 욕보이는 말들을 가득 담아서 선전포고를 해놓은 데다가, 흰 산의 실질적인 전력은 완달 혼자이기에 천제가 직접 출전할 것으로 기대한 것 같은데요. 신도 아닌 일반 부하들을 떼거리로 보내서 개죽음을 당하게 만들더니, 그 뒤로는 자기 밑에 장수들을 하나 둘 씩 보내서 싸움을 시키는게 그로서는 납득이 안 갈수도 있겠습니다. 부하들 앞에서 먼저 싸우는 완달의 스타일에서는 추이가 연상되고, 부하들 먼저 보내놓고 막타 치려는 천제의 스타일에서는 옛날 철 없을 적 빠르가 연상되네요.

 

형천은 본격적인 대결에 들어가기 전에, 완달과 용감하게 맞서 싸우다가 떼죽음을 당한 병력들의 영혼을 수습하려 합니다. 토루(土螻)를 비롯한 병력들은 자기가 참전하고 싶어서 온 게 아니라 천제의 명 때문에 억지로 온 것 같은데요, 그들의 혼을 위로하고 대장이었던 육오(陸吾)에게 데려다주려는 것이었죠. 형천에 따르면 눈에 보이는 사체 뿐만 아니고 땅 속에도 어마어마한 사체가 매몰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육오가 이 처참한 광경을 직접 보게 된다면 눈이 뒤집어질 것 같습니다. 

 

육오는 한 때 아린의 정체 후보로 언급되던 존재입니다. 곤륜의 언덕을 지키는 신이면서 토루를 비롯한 괴수들을 지휘한다고 하는데, 호랑이의 몸에 사람의 얼굴, 아홉 개의 꼬리, 호랑이의 발톱을 갖고 있다고 하죠. 3부 23화 마지막 장면에 육오로 추정되는 괴수가 흰 산 방향으로 움직이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잠깐 등장한 장면만 보면 덩치도 엄청나게 큰 것 같습니다. 토루보다 더 큰 것 같아요. 형천에 따르면 육오는 곤륜의 입구를 지켜야해서 오지 못했을 거라고 하는데, 부하들을 지키고자 곤륜을 열어두고 무리하게 참전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잠깐 얘기가 또 샜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완달은 영혼을 흡수하려는 형천을 내버려두지 않고 바로 선공을 날리려 합니다. 천제가 도착하지 않은 이상 완달도 느긋하게 기다릴 여유가 없는 듯 하고, 구망의 말처럼 어떤 연민도 갖지 않는 성격인게 바로 드러나죠. 예상치 못했던 완달의 공격을 옆에 있던 하경이 대신 방패로 막아주는데요, 형천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도끼로 완달의 어깨를 찍어버립니다. 하늘을 날지 못하는 완달은 땅으로 쳐박혀버리고 말죠.

 

여기서 또 궁금한게 완달은 대체 왜 하늘을 날지 못할까요? 우강이 지나가는 말로 언급한 떡밥이기도 한데, 세계관 최강 완달은 하늘을 날지 못한다는게 참 아이러니 합니다. 특정 기준 이상의 강자들 사이에서는 하늘을 나는 능력이 특별한 능력은 아닌 것 같은데요. 예를 들어서 이령도 날고, 함화도 날고, 심지어 최근에 등장한 완달 딸내미도 하늘을 납니다. 신들의 경우 기본 장착인 것 같아요. 구망도 날고, 우강도 날고, 형천도 날고, 하경도 날고, 풍륭도 납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날지 못하는 존재가 바로 완달과 대흥입니다. 완달은 형천이나 풍륭을 공격하려면 일단 점프를 해야되고, 대흥도 라오허와 싸울 때 공중전은 함화가 대신 해줬죠. 둘은 공통적으로 칠성월이 주인으로 받드는 존재인데요, 땅에서 기운을 받아야지만 힘을 쓰는 설정이 있는 걸까요? 땅에서 힘을 받는다고 하면 바로 생각나는게 가우리인데, 가우리는 발이 땅에서 떨어져있으면 힘을 제대로 쓸 수 없다는 설정이 있습니다. 혹시 이 떡밥이 가우리로 이어지는게 아닐까 잠깐 뇌피셜 굴려봤습니다.

 

또 얘기가 샜네요; 전투로 돌아오겠습니다. 완달의 기습 공격을 하경이 방패로 잘 방어한 듯 보였는데요. 방어 자체는 훌륭했지만 그 데미지를 온 몸으로 받아버린 하경은 충격으로 인해 휘청휘청 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완달의 주먹에 더 맞으면 절대로 안되고, 방패로 막아봤자 그 충격을 몸이 버티지 못할 거라고 하죠. 흑룡의 비늘로 만든 방패라면 완달에 대항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완달의 피지컬은 그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 때 전장에 벼락신 풍륭(豊隆)이 도착합니다. 형천이 그에 대해 말하기를 뇌신들 중에서도 가장 빠른 자라고 하는데요, 이제 풍륭이 도착했으니 이 일대는 쑥대밭이 될거라고 무척이나 든든해합니다. 풍륭의 정체에 대해 추측해보자면, 그가 가는 곳마다 먹구름이 몰려오고 벼락을 부리는 것을 보니 용의 일종인 것 같습니다. 가만 보면 용의 비늘 같은 것이 온 몸을 감싸고 있기도 하죠. 완달에 따르면 풍륭은 용족의 뇌신(雷神)이라고 하는데, 용 중에서도 벼락을 부리는 신을 일컬어 뇌신이라고 하는 듯 합니다. 풍륭은 뇌신 중에서도 으뜸가는 실력자로 보이구요.

 

형천과 하경은 천제의 명이 떨어지기도 전에 출발한 걸로 보이는데요, 완달로부터 아군의 희생을 하나라도 줄여보고자 명을 받지도 않고 온 것 같아요. 형천은 풍륭도 그랬으리라고 추측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아닌 것 같습니다. 대사를 들어보면 풍륭은 제로부터 출전 명령을 받고 출발한 걸로 보이고, 완달과 랑랑이 싸우는 사이에 압카를 처단하라는 구체적인 지시까지 받은 것 같아요. 풍륭은 완달과 압카가 함께 있었는지 형천에게 묻지만, 형천은 압카가 뭔지도 모릅니다. 정말로 순수한 의도로 참전한 것 같아서 호감이 생기는 부분이죠.

 

풍륭은 먼저 전장의 상황을 점검합니다. 선발대로 나섰던 곤륜의 병력들과 인간들은 전멸한 걸로 보이는데, 이상하게 인간의 혼은 하나도 느껴지지가 않았죠. 그는 구망으로부터 '완달이 인간의 혼을 쓰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조언을 들은 듯 한데요. 인간의 혼은 느껴지지 않지만, 일을 확실히 처리하기 위해 벼락을 날려 이 일대의 혼을 전부 다 소멸시키려 합니다. 방금 전에 형천이 죽은 병력의 혼들을 흡수해서 육오에게 돌려주려 했던 행동과는 정 반대네요.

 

풍륭이 동쪽 땅의 뇌운으로부터 힘을 집결시키자, 그의 등에서는 팔 두개가 더 뻗어나와 번개를 모으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뢰화벽력(雷火霹靂)!'이라는 일갈과 함께 엄청난 벼락 공격이 완달을 향해 쏟아지죠. 풍륭은 완달이 당연히 이 공격을 피할 거라고 생각한 듯 한데요, 완달은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공격을 받아냅니다. 전력을 다한 풍륭의 공격을 받아내고도 완달은 충격을 1도 받지 않은 걸로 보이는데, 여유롭게 '너는 용족의 뇌신이냐'며 풍륭에게 되묻기까지 합니다.

 

완달은 굳이 왜 풍륭의 공격을 온 몸으로 받아냈을까요? 공격이 워낙 보잘것 없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풍륭의 생각처럼 인간의 혼을 보존하기 위함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구망은 완달이 인간의 영혼을 쓰는 것을 굉장히 우려했다고 하는데요, 완달이 인간의 혼을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궁금합니다. 하나 생각나는 것은 '흰 산의 영역을 벗어나는 용도'로 쓰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것은 과거 무커에게 창귀를 붙여 흰 산의 영역을 벗어나게 만들었던 황요의 수법과 같은 것이죠.

 

지금도 완달은 흰 산의 영역을 벗어나있는 상태에서 전투를 지속하고 있는데요. 원래 흰 산의 주인은 그 영역을 절대로 나갈 수 없고, 자칫 명(命)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난 번 라오허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제약이 정말 있는건가 민망할 정도로 잘 나다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어쩌면 완달은 자신의 몸에 인간의 혼을 주입함으로써 흰 산의 제약을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이미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구망은 완달이 그러한 방법으로 흰 산 바깥으로 나와 활동하는 것을 가장 경계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풍륭은 완달과 처음으로 직접 마주하면서 초대 주인인 불함과 닮았다고 생각합니다. 둘이 외모는 크게 닮지 않은 것 같은데, 뢰화벽력을 맞고도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 닮았다는 거겠죠. 흰 산과 처음 전쟁을 해보는 형천과 다르게, 풍륭은 과거 초대 흰 산의 주인인 불함과 치렀던 전쟁에 참전했던 것 같은데요. 불함의 강함을 직접 겪어봤기에 흰 산의 영역 안에 들어가서 완달과 싸우는 것은 자살행위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나마 완달이 흰 산 영역 밖에서 싸워주니까 비벼보기라도 하는거지, 어떻게든 랑랑이 올 때 까지만 버티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하죠.

 

랑랑이 도착해서 완달과 본격적으로 싸우기 시작하면 자신은 빠르게 성으로 들어가 압카를 찾아내 처단하려는 계획이었습니다. 뇌신 중에서도 가장 빠르다는 풍륭은 스피드에는 자신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건 완달을 너무 만만하게 본 계획이었습니다. 완달이 겉옷을 벗어제끼고 본격적으로 전투에 임하자, 그는 완달의 주먹을 피하지도 못하고 얻어 맞는데요. 완달이 피지컬 뿐만 아니라 스피드도 사기급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습니다. 하경이 방패로 막아도 데미지가 크게 들어오는데, 복부를 맞아버린 풍륭은 매우 큰 타격을 받지 않았을까 예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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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이 바뀌고 랑랑이 갇혀있는 뇌옥(獄)의 상황이 그려집니다. 감옥의 관리자로 보이는 인물 셋이 천제의 명을 받고 랑랑을 석방시키려 하는데요. 그 중 한 명이 '죄를 사하여준 천제에게 충성을 맹세하라'는 식으로 선생질을 하다가 랑랑에게 두 동강 나버리고 맙니다. '주절대기는' 이라는 한 마디에서 잔인하고 흉폭한 랑랑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데요, 감옥에서 풀려나는 순간 왠지 천제가 컨트롤하는게 불가능할 것 같은 예감이 팍 드네요.

 

랑랑은 풀려나면서 천제에 대해 '또 자리를 위협받기라도 한 게야?'라고 말하는데요. 자신 외에도 천제에게 반기를 들었던 존재들이 꽤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호형에서 천제의 정체를 황제(黃帝) 헌원씨(軒轅氏)로 추측하고 있는데요, 황제는 중국의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제왕입니다.

 

신화에서 황제와 싸웠던 존재를 찾아보자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알고 있는 치우(蚩尤)가 있는데, 황제가 치우와의 전쟁에서 밀리고 있을 때, 전쟁에 승리하도록 도움을 줬다는 인물이 바로 구천현녀랑랑(九天玄女娘娘) 입니다. 호형이 이 신화를 그대로 차용했다고 보면, 과거 천제의 자리를 위협했다는 유력한 존재는 바로 치우일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화에서는 구천현녀가 황제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내용은 없어요. 이 내용은 호형 세계관에서 새롭게 설정된 것 같고, 그 내막은 3부에서 전부 설명될 것 같습니다. 여튼 구천현녀는 신화 속에서 황제와 치우의 전투에 훈수를 둘 정도로 막강한 전쟁여신이고, 이제 감옥에서 풀려났으니 곧바로 흰 산으로 향할 것 같습니다.

 

완달이 과연 구천현녀를 맞아서도 과연 쉽게 승부를 낼 수 있을까 궁금한데, 만약 완달이 흰 산의 영역 안에서 흰 산의 힘까지 발휘하며 싸운다면 천제든 랑랑이든 무서울 것이 없겠죠. 하지만 지금은 흰 산의 영역 밖에 있고, 흰 산의 힘도 쓸 수 없는데다가 칠성월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일 대 다수의 싸움이라 다구리 앞에 장사 없을 수도있죠. 여러 핸디캡을 안고도 과연 완달이 전쟁에게 선전할 수 있을지 다음 화를 또 지켜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