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형님 연구소

호랑이형님 3부 18화 - 목정(木正) 구망 편

호랭박사Holang 2022. 9. 13.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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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랭박사 입니다! 3부 18화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지난 화에서 우강이 완달에 대한 건을 보고하러 황급하게 누군가를 찾아갔었죠. 제가 구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역시나 구망이었습니다. 오행관 중 수정(水正)으로 우강이 등장했고, 이번 화에서는 목정(木正) 구망이 나온 셈이죠.

 

구망에 대해서는 그 정체가 궁금해서 1부 때부터 여러 조사를 했었습니다. 동방과 나무의 기운을 지배한다는 천신 태호를 보좌하는 것이 구망이고, 산해경에 묘사되기를 "동방에 구망이 있는데(東方句芒), 새의 몸에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鳥身人面), 두 마리의 용을 타고 다닌다(乘兩龍而行)." 라고 되어있었죠.

 

사실 1부에서 구망은 불과 귀신을 주로 쓰면서 나무신으로서의 모습이 거의 없었기에, 그냥 작가님께서 이름만 따다가 쓰신 걸로 예상했는데요. 먼 옛날에는 목신으로서 활동하던 때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우강이 산해경에 묘사된 것 처럼 사람의 얼굴에 새의 머리를 한 걸로 봐선는, 구망도 산해경 대로라면 새의 몸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클 것 같아요. 나중에 항마전 때 옷이 벗겨지면(?)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구망과 우강이 이미 등장했으니 나머지 오행관들도 곧 등장할 것 같습니다. 쇠를 다루는 욕수, 흙을 다루는 후토, 그리고 불을 다루는 축융이 남았는데요. 축융은 흑룡에게 죽었다고 했으니, 욕수와 후토는 다가올 흰 산과의 전쟁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딴 데로 샜는데요, 구망과 우강에게 완달과 있었던 일에 대해 간단히 보고를 받습니다. 축융의 불로 공격했지만 완달은 흰 산의 힘을 쓰지 않았다.. 가지고 갔던 현주도 노랑색 그대로였죠. 제帝의 입장에서 지금 완달이 흰 산의 힘을 쓰는지 안 쓰는지가 왜 중요한걸까 궁금했는데요, 이번 화를 보고 그 궁금증이 풀렸습니다. 만약 완달이 흰 산의 힘을 여전히 쓰고 있다면 승산이 없다고 판단해 침략하지 않으려는 거고, 흰 산의 힘을 못 쓰는 것이 드러난다면 계획대로 침략하려는 것이었죠.

 

그리고 제帝가 흰 산을 노리는 이유도 오늘 공개됐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건데요, 제가 흰 산의 힘을 노리고 있다고 하네요. 천제마저 그 힘을 노리고 있을 줄은 몰랐는데, 심지어 과거 초대 흰 산의 주인이었던 불함(不咸) 때 이미 한 번 흰 산을 침공한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 얘기는 뒤에서 좀 더 해보겠습니다.

 

여튼 구망과 우강의 말을 들어보면, 둘은 흰 산과의 전면전을 썩 반기는 입장은 아닌 듯 합니다. 우강은 되려 전쟁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현주를 조작해버릴까 생각할 정도인 것 같죠. 구망도 전쟁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를 설득해보겠다고 하는데, 만약 어쩔수 없이 해야 한다면 이번에는 기필코 이기겠다고 전의를 불태우죠. 제가 사생결단의 자세로 싸운다면 완달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겁니다.

 

구망은 제에게 보고하러 가기 전, 우강의 찢어진 옷을 새 옷으로 갈아입혀 주는데요. 우강이 왜 이렇게 촌스러운 옷을 입혔냐며 구망을 타박합니다. 오행관 둘이서 옷 가지고 티격태격 친하게 지내는 걸 보니 묘한데, 개인적으로는 우강의 사망 플래그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구망도 언젠가는 변절해서 압카의 편에 서게 될텐데, 이번 흰 산과의 전쟁에서 우강 및 동료 오행관들의 죽음이 그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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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구망이 천제를 알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굉장히 밝고 하얀 빛을 내뿜는 거대한 벽을 배경으로 천제가 서있는데요. 구망의 몸 크기와 천제의 몸 크기를 비교해보면 엄청나게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천제의 또 다른 네 명의 존재가 있는 듯 한데요, 이들은 구망과 비슷한 크기로 보입니다. 천제만 유독 엄청나게 크네요.

 

이들의 정체를 예상해보자면, 지난 리뷰에서 말씀드렸던 것 처럼 각 오행관들이 모시는 천제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목신 구망은 태호(太皞), 화신 축융은 염제(炎帝), 쇠의 신 욕수는 소호(少皞), 물의 신 우강(현명)은 전욱(顓頊)이라는 천제를 모신다고 설명드렸었죠. 여기에 천제 위의 천제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있는데, 바로 흙의 신 후토가 모시는 황제(黃帝, 누를 황 - 누런 황제) 입니다. 저 거대한 존재는 아마 황제가 아닐까 싶어요.

 

여러 문헌에 따르면, 황제는 각종 진귀한 물건들을 소유했다고 합니다. 그 중 이번 화에서 나왔던 현주(玄珠)도 있는데요, 검붉은 색깔의 구슬로 세상 만사를 꿰뚤어볼 수 있는 신통한 것이었다고 하네요. 호형에서 현주에 대해 언급됐던 설명과 똑같은데요, 우강은 이 현주를 통해 완달이 흰 산의 힘을 쓰는지 안 쓰는지 확인하려고 했습니다. 현주까지 나온 것을 보니, 천제의 정체가 바로 이 황제(黃帝)일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 것 같네요.

 

다시 돌아와서, 천제와 구망의 대화를 들어보니 역시 천제는 흰 산의 교체기에 흰 산을 침공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습니다. 삼년 전 하늘의 계시를 받고 압카의 탄생을 예견한 것은 완달 뿐만이 아니었죠. 천제도 구망도 모두 그 계시를 느꼈기에,

이번 흰 산 주인 교체기에 거사를 치르지 않으면 앞으로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준비 과정으로 라오허도 곤륜 편으로 만들고, 완달이 흰 산의 힘을 환원하고 소멸하기만 손 꼽아 기다린 듯 하죠.

 

그런데 갑자기 변수가 생겨버렸습니다. 완달이 흰 산에서 힘을 거진 다 환원한 시점에 끊고 밖으로 나와버린건데요. 곤륜 입장에서는 완달이 왜 이러는건지 정확한 의도는 모르겠지만, 불확실성이 굉장히 커진 셈 입니다. 완달이 후계를 죽이고 자기가 다시 흰 산의 힘을 받으면 어떻게 하지? 혹은 완달이 우리가 예측하지 못 하는 순간에 후계자에게 힘을 넘겨주면 어쩌지? 등등 통제할 수 없는 요소가 많아졌죠.

 

지금 완달은 흰 산의 힘이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천제로 하여금 흰 산 침공의 유혹을 느끼게 한 듯 합니다. 우강을 통해 완달이 흰 산의 힘을 쓰지 못 하는 것을 확인까지 했고, 이런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으니 당장 침공하려 한 것이죠. 그가 이토록 흰 산의 힘을 신경쓰는 이유는 과거 불함(不咸)과의 싸움에서 흰 산의 힘에 당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별 것도 아닌 백호 놈한테 흰 산의 힘 때문에 당했다.. 이런 인식이 있는게 아닌가 싶어요.

 

구망은 양 측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알았습니다. 아마 외눈박이 군사로부터 완달의 진짜 힘을 보고 받았을 텐데요, 흰 산의 힘이 없다고 해도 완달은 무시 못 할 존재라는 것을 구망은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천제가 사생결단의 자세로 임한다면 완달을 충분히 무찌를 수 있지만, 흰 산의 힘을 못 쓴다고 깔보거나 전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질 수도 있다는 것이 구망의 생각이었죠.

 

구망은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천제에게 전합니다. 천제께서 융합을 유지하시고 결사(決死)를 각오해야만 이길 수 있다고 직언 하는데요. 천제는 구망의 보고를 제대로 들은건지 만 건지, 아직도 완달을 우습게 보는 것인지 딴 소리를 합니다. 

 

 

'하하하 너의 말이 옳다 구망! 걱정 말아라! 나는 완달을 가벼이 여기지 않을 것이니!'

'두려워 마라 구망! 내가 뒤를 받칠 것이니 흰 산과의 전쟁에 결사로 임하라!'

 

 

천제가 원래 이런 캐릭터인지는 모르겠는데, 지금 구망에게 니가 앞에 나가서 싸우라고 등을 떠미는 것 같습니다. 구망은 천제의 명을 듣고는 굉장히 좋지 않은 표정으로 '이 또한 말 뿐이다' 라고 혼자 생각하는데요. 천제가 결사의 각오를 해야지만 이길 수 있다고 분명히 보고를 했는데 니가 나가서 완달과 싸우라니 참 황당할 것 같습니다. 뒤를 받쳐준다는게 대체 뭘 해준다는 건지도 모르겠는데, 제는 어쩌면 흑룡을 잡은 완달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구망이 제의 '융합'에 대해서도 얘기했는데요. 좀 전에 봤던 4명의 다른 신들과 협력이 잘 되는 걸 융합이라고 하는건지, 아니면 뭔가 다른 존재와 하나가 되어 합일(合一) 된 상태를 융합이라고 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위기로 봐서는 후자인 것 같은데요, 융합이 잘만 유지된다면 완달이든 누구든 다 이길 수 있지만 이게 깨진다면 전력이 상당히 약해지는 듯 해요.

 

문헌을 좀 찾아본 바로는, 앞서 설명드린 다섯 명의 천제 중 황제와 염제를 일컬어서 '염황'이라고 하는데요. 중국인들은 스스로를 '염황자손'이라고 칭하기도 한다네요. 어쩌면 구망이 말하는 융합은 황제와 염제가 하나의 몸으로 합체한 합일(合一)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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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곤륜과 천제에 대해 대놓고 선전포고를 하는 완달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서쪽 동맹인 라오허부터 북서쪽 동맹인 뿔 달린 종족, 북쪽 동맹인 지하 종족들에 교지를 보내서 전쟁을 수행할 병력을 보내라는 명 하죠. 실루엣만 봐서는 각각 어떤 종족들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북서쪽 동맹 애들은 상당히 고산 지대에 성을 쌓고 살고 있고, 북쪽 동맹 애들은 굉장히 척박한 땅에 깊은 굴을 여러 개 파고 거기서 살고 있는 듯 하죠.

 

이전 회차에서 완달과 이령의 대화를 보면 흰 산의 동맹은 동서북 세 방향에 걸쳐서 있는 듯 한데요, 서쪽과 북쪽 동맹은 나왔지만 동쪽은 아직 안나왔습니다. 지금은 서쪽 세력인 곤륜관의 싸움이기 때문에 동쪽 동맹에 병력을 파견할 명분은 없어서 그런건가 싶은데요, 흰 산을 기준으로 동쪽을 보면 바다인데 마땅한 동맹 세력이 있을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돌아와서, 완달의 교지 내용을 보면 충격적입니다. 무슨 북한 아나운서가 방송하는 줄 알았는데요, 풀버전으로 감상해보시죠. 

 

 

'늙고 힘 없는 신들이 주제도 모르고 다시 흰 산을 넘본다면 불에는 불 전쟁에는 전쟁으로 쓸어버릴 것이다! 졸렬한 그 버르장머리를 바로잡아 다시는 흰 산을 넘보지 못 하도록 가르칠 것이니, 이 땅의 풀 한 포기라도 건드리는 순간 하늘에 숨어사는 저 간특한 신 놈들은 이제 땅으로 떨어져 개처럼 기어 다니는 신세가 될 것이다!'

 

 

라오허가 듣고 경악할만한 내용입니다. 그런데 완달이 아무 생각 없이 이렇게 과격한 언어를 썼을까 싶기도 한데요, 일종의 허세 전략인가 싶기도 합니다. 현재 흰 산 쪽의 전력이 매우 약해져 있는 것이 사실이죠. 흰 산의 삼형제는 지금 전부 다 묘역에 묻혀있고, 완달 자신은 흰 산의 힘을 거의 다 환원한 상태인데다가 압카는 아직 어립니다. 싸울만한 장수가 별로 없는 상태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큰 소리를 빵빵 치는 건, 천제가 혹여 이 기세에 속아서 싸움을 피하도록 유도하는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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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부분에 인간의 부락을 찾아간 완달 신하들의 모습이 나오는데요. 뭔가 교지를 들고간 걸 보니 완달이 메세지를 전할 것이 있나 봅니다. 이들은 '흥개'라는 인물을 찾으러 갔는데요, 완달이 일러주기를 '자기보다 훨씬 크다'라고 설명해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만나는 이들 마다 일단 일반인의 두 배 이상 키도 덩치도 커서 찾는데 애를 먹죠.

 

'흥개'는 대체 어디서 따오신 이름일까 검색을 해보다가, 놀랍게도 '여진정수'로 또 검색 결과가 이어지는 걸 발견했습니다. 완달과 여진이라는 부부는 흑룡, 백룡과 싸우고 난 뒤에 아이를 낳게 되는데요. 남자 아기 이름은 흥개, 여자 아기 이름은 모란 이라고 합니다. 작품에서도 어쩌면 완달의 옛 아들로 설정될 가능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튼 작중 언급을 들어보니 흥개는 얼음굴에서 있다가 나왔고, 일족들이 '운조부'라고 부르는걸 보니 무려 9대 위의 할아버지 입니다. 조부 -> 증조부 -> 고조부 -> 현조부 -> 래조부 -> 곤조부 -> 잉조부 -> 운조부로 이어지는데요. 이 계산대로라면 흥개는 아무리 적게 쳐도 500년, 많이 치면 1,000년 이상 살고 있는 셈입니다. 인간이라고 볼 수는 없고, 흰 산의 일족이라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겠네요.

 

여튼 부락의 인간들이 '운조부'라고 하는 것을 보니, 흥개는 인간과 결혼하여 자손을 낳은 듯 합니다. 자손들이 번성하여 일반인들보다 두 배 이상 큰 덩치를 가진 일족이 되었고, 이 일족이 멸족하지 않은 이상에는 계속 자손을 낳고 명맥을 이어갔겠죠.

 

여기서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하시겠지만, 어쩌면 홍의부나 가우리가 이 흥개의 자손이지 않을까 싶어요. 홍의부의 경우 인간치고는 강력한 힘과 파워를 가지고 있고, 이건 가우리도 마찬가지죠. 다만 둘 다 탈인간 급으로 크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가우리 아빠도 아직 정식으로나오지는 않았지만, 실루엣으로는 체격이 왜소해 보이긴 했죠. 하지만 만약 홍의부와 가우리가 흥개의 자손이라면, 흰 산 일족과 커넥션이 생기게 되고 지금 미친듯이 발전하는 이 스토리에 어떻게든 편입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럼 다음 화도 기대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