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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흰눈썹에 도착한 이령은 미친 듯이 폭주하는 황수(潢水)의 힘을 발견합니다. 흰눈썹이 어디 있는지 확인조차 못했는데, 이런 거대한 힘을 그냥 놔둔다면 자칫 흰눈썹까지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죠. 이령은 버일러의 힘을 강제로 소멸시키려고 하는데, 버일러의 기운과 새의 령을 한 곳에 압축하려는 듯 꽉 눌러버리는 모습입니다.
이령을 지켜보던 히야는 어디로든 확장해야지만 끝나는 버일러의 힘을 저렇게 억지로 누르다가 혹 터져버릴까봐 매우 불안해 하는 모습입니다. 자칫 이령이 통제를 잃기라도 하면, 응축된 기운이 발산하면서 대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이죠. 그러나 이령은 결국 버일러의 기운을 응축시켜서 소멸시켜 버리고, 히야는 이 광경을 놀라운 표정으로 지켜봅니다.
이령은 히야에게 곧장 날아가 '황수(潢水)의 힘을 쓴게 너냐?'며 묻습니다. 히야는 자신이 버일러 '시라무렌'의 히야, 즉 시라무렌을 시위(侍衛)하는 자 임을 소개합니다. 드디어 호형에서 첫 번째 버일러의 이름이 나왔는데, 시라무렌과 황수에 대해서는 뒤에서 다시 리뷰하겠습니다. 이령은 황수의 힘을 함부로 쓴 것에 대해 노여워하는데, 특히 흰눈썹이 성 안에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휩쓸리면 어쩌려고 그랬냐며 타박을 합니다.
히야는 흰눈썹의 위치를 확인하고 타격 범위에 제한을 뒀다면서, 오히려 이령님이 끼어들어 더 위험할 뻔했다고 또박또박 대꾸하죠. 히야에게 이령이란 예의를 갖춰야 할 존재는 맞지만, 이유없이 순순히 욕을 들어먹을 마음은 없어 보입니다. 버일러 시라무렌이 뒤에 있기 때문에 이령 앞이라고 해서 알아서 기어야 할 필요도 없겠구요. 더군다나 흰눈썹을 살리기 위한 행동이었으니, 이령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게 나가는 모습 입니다. (히야는 이령 주변에 간자를 심어, 몰래 감시하는 입장이기도 하지요)
한편 니루 어전은 객사에서 빠져나와 밖의 광경을 살펴봅니다. 생각보다 버일러의 힘이 일찍 멈췄고 새들의 령과 육체가 완전히 흡수되지 않은 것을 의아해 합니다. '워낙 멀어서 그렇겠지'라고 혼잣말을 하는데, 만약 버일러가 이 근방에 있었더라면 더 강한 타격과 흡수력으로 새들의 령과 신체를 완전히 흡수했을 거라는 말 같습니다. 니루 어전은 녹치의 잘린 신체를 찾아주고는 서둘러 돌아가려 하는데, 히야 앞에 서있는 이령의 존재를 발견 합니다.
니루 어전은 이령에게 자신을 '버일러 시라무렌님 수하의 니루 어전'이라고 소개하는데, 이령의 면전 앞에 서니 사악한 기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고 속으로 푸념을 합니다. 이령이 없을 때는 '이령은 어디간거야?'라고 반말을 하더니, 면전에서는 깎듯이 예의릴 지키네요. 물론 자신의 직속 상관이 아니기 때문에 면전이 아니라면 굳이 존대할 필요는 없겠지만, 한편으로는 이령이 붉은산 안에서 딱히 존경받는 인물은 아닌것 같다는 유추도 가능합니다. 붉은산 세력 모두에게 존경받는 인품이라면 사석에서도 '이령님'이라고 불리웠겠죠.
그 때 니루 어전이 이령의 얼굴에서 뭔가를 발견합니다. 이마를 보며 굉장히 놀라는데, 그 모습을 지켜본 히야가 조용히 하라며 '쉿'이라는 제스쳐를 보내죠. 방금 본 것에 대해서 어떠한 티도 내지 말고 조용히 하라는 신호로 보이는데요, 다행히도 성질 급한 이령은 별다른 눈치를 채지 못하고 흰눈썹을 찾으러 가버립니다. 히야와 니루 어전은 이령의 얼굴에서 뭔가 엄청난 것을 발견한 것 같죠. 만약 자신들이 그것을 목격했다는 것을 이령에게 들킨다면, 입막음을 위해 이령에게 죽임 당할 수도 있는 수준의 큰 건으로 보입니다. 더군다나 니루 어전은 정신을 잃고 사경을 헤맨다는 흰눈썹이 멀쩡히 두 다리로 서있는 것을 발견한 것으로 보이죠. 버일러에게 황급히 알려야 한다며 둘은 급히 자리를 뜹니다.
이령은 객사로 내려가서 누워있는 흰눈썹을 발견합니다. 대방떼를 불로 지져서 막은 흔적이 역력한데, 시치미 뚝 떼고 있는 흰눈썹을 보고 어처구니 없어 하죠. 흰눈썹은 뒤늦게 정신이 들었다는 듯이 능청을 떠는데요, 이령은 그 동안 열받았던 것에 대해서 하나씩 말하기 시작합니다. 감시자를 붙이기만 하면 죽어나갔던 점도 짜증나고, 범 따위에게 허리가 끊어진 것도 이상하고, 정신이 돌아왔으면서 속인 것 등 수상했던 점을 늘어놓습니다. (여기서 얼음굴 짐승이 산군이 아닐 확률이 좀 올라가는 것 같네요. 만약 이령이 산군의 강함에 이끌려 시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이라면, 흰눈썹이 산군에게 당한 것을 그렇게 이상하게 생각하진 않을 것입니다. 아직도 산군의 강함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는 뜻이죠) 마지막으로 압카가 보내준 제물은 어디다 써놓고 거지꼴로 사는지도 설명하라고 하죠. 압카의 제물은 비녀단에 흰머리 아이 찾기를 의뢰하는데 대금으로 줬을 것으로 보이고, 그 제물마저 떨어지자 황요가 약장사를 시작한게 아닐까 예상이 됩니다.
흰눈썹은 이령의 얼굴을 무심코 보는데, 이령의 눈썹이 하얗게 변한 것을 발견합니다. 얼굴 피부가 붉게 변한 것도 봤겠죠. 정작 이령은 자신의 변화를 아직 모르는 눈치인데, 히야와 흰눈썹 등 주변인들이 먼저 발견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흰눈썹도 이령의 모습을 보고 너무나 놀라서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가' 가늠하는 모습이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표정이고, '어서 동경(거울)을 가져와라!'고 소리치며 이번 화가 끝납니다.
조금 더 리뷰해야 할 내용들이 있는데, 이어서 가보겠습니다.
1. 이령의 눈썹을 보고 왜 놀라는 것일까?
가장 유력한 단서는 이번 화 제목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목이 전이(轉移)의 조짐이었죠. 전이란 통상 '한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달라지는 것'을 뜻합니다. 이령의 얼굴에서 뭔가 '전이의 증거'가 발견되었기에 히야나 흰눈썹이 매우 놀랐던 것이겠죠. 그렇다면 이령이 대체 무엇으로 전이가 되고 있는가? 많은 독자 분들의 예측처럼 저도 '이령의 몸에 흰 산의 기운에 전이되고 있다'는 예측을 해 봅니다.
이령에게 전이가 일어나고 있는 오른쪽 눈 부분은 추이에게 무커의 팔로 직접 타격을 당한 곳입니다. 저는 지금까지 무커 팔에서 나오는 '차갑고 사나운 기운'은 고마의 힘이라고 예상했는데, 어쩌면 이 팔에 '아린의 기운'이 서려있었던게 아닐까 싶습니다. 만약 아린의 기운에 직접 맞닿은 부위에 전이가 시작된 것이라면, 오른쪽 눈 뿐만 아니라 직접 타격 당했던 오른쪽 옆구리에도 전이가 시작되고 있겠군요.
히야가 놀란 이유도 이것이 압카에 대한 명백한 반역행위일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흰 산의 기운을 가진다는 것은 곧 흰 산의 주인이 되려 한다는 의도성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은 곧 압카에 대한 반역이기 때문이죠. 흰눈썹이 놀란 이유는 좀 다른 차원일 것 같은데, 압카도 아니고 아린도 아닌 이령이 흰 산의 힘을 갖게 된다면 자신이 생각하던 계획이 모두 틀어질 수도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실 흰눈썹의 계획이 뭔지도 모르지만, 전혀 고려하지 않던 이령이 갑자기 흰 산의 기운을 가져간다는 것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상황이긴 하겠죠.
여튼 다음 화에서는 드디어 아린과 압카, 이령의 힘이 어떻게 얽혀있고, 아린과 이령의 기운은 왜 근본적으로 같은 것이며, 이것이 흰 산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건지 명확한 설정을 알게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대 만빵!
2. 처음 등장한 버일러 "시라무렌"을 보고 드는 생각 - 호형의 세계관?
시라무렌은 내몽골 자치구를 따라 흐르는 강 입니다. 만주어로 '황수', 즉 누런 강을 일컫는 만주어죠. 역사적으로 보면 거란족이 정착해서 살던 주요 활동지이기도 했습니다. 버일러의 이름이 왜 하필 '특정 민족'을 상징하는 '시라무렌' 일까를 생각하다가, 호형의 세계관에 대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작품 곳곳에 역사적인 요소(특정 년도에 일어난 이벤트, 사건 등)를 넣고 계시고, 고증 또한 철저히 하시면서 '현실 기반 판타지' 컨셉을 명확히 하셨다고 봅니다. 소위 '역덕'이신 작가님께서는 어쩌면 한반도의 역사에서 소외받고 있는 북방민족의 이야기, 특히 어찌보면 한반도 역사라고 봐도 무방한 여진족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만주어로 이름 붙여진 수 많은 캐릭터들도 그렇고, 붉은산의 계급 체계가 여진족이 세운 청나라의 '팔기군' 체계를 그대로 설정하신 것도 그렇죠. 작품의 주요 무대에서 조선은 잘 나오지 않고 구다국(고구려에 복속된 작은 국가)이나 여진족(박수무당)이 나오는 것에서도 그런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당시 북방민족끼리의 대결은 늘 치열했고, 버일러 '시라무렌' 또한 그러한 세력들 중 하나를 대표하는 강자로 설정된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른 버일러들은 어쩌면 다른 세력들(다른 북방민족)을 대표하는 자들일 수도 있겠죠. 그래서 그들의 사이는 원래 좋지 않았고, 항마전 때는 흰마귀를 치기 위해 어쩔수 없이 한 번 힘을 모았던 것일 수도 있습니다. 구망의 대사를 떠올려보면, '이제는 싫든 좋든 모두가 한 몸이 되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했죠. 그런 맥락에서 보면 호형 세계관이 어떤 컨셉으로 만들어졌는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합니다.
물론 제가 예측한 것과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겠죠. 다만 작가님께서 한반도 역사의 주체로 여진을 다루고 싶어하신다는 점, 조선보다는 고구려, 고려 등의 역사를 더 세계관 안에 넣고 싶어하신다는 것은 맞을 것 같습니다. 워낙 역사를 잘 아시는 분이라, 본인의 역사관이 점점 작품에서 선명하게 드러나게 되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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