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형님 연구소

호랑이형님 3부 1화 - 이령과 소속산의 위 편 리뷰

호랭박사Holang 2022. 6. 1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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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호랭박사 입니다. 오늘부터 3부 연재가 정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미리보기가 5개나 올라와서 좀 당황스럽네요..;; 작가님이 원기옥을 단단히 모으고 오신 듯 합니다. 일단은 1개 보고 리뷰적고, 또 1개 보고 리뷰적고 하는 식으로 순차적으로 해보겠습니다. 저도 다음 미리보기를 다 본 상태에서 리뷰를 적으면 생생한 내용이 안나와서, 먼저 보고 리뷰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제 양심을 믿어주시기 바랍니다 ㅎ.


이번 화는 먼 옛날 리즈시절의 이령이 소속산에 갇혀 형벌을 받고 있는 위危를 찾아가는 내용이 그려졌습니다. 위危는 산해경 해내서경에 등장하는 인물인데요, 오늘 연재분 내용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우리가 위危에 대해 깊이 알지 않더라도 스토리 이해에는 큰 문제가 없으실 겁니다. 그래도 배경지식을 알고가면 더 풍성하게 호형을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제가 산해경 해내서경에 언급된 내용을 먼저 간략히 알려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貳負1之臣曰危,危與貳負殺窫窳2。
이부의 신하를 위(危)라하니,위(危)와 더불어서 이부가 알유를 죽였다

帝3乃梏之疏屬之山4,桎其右足5,反縛兩手與髮6,繫之山上木7。
황제(천제)는 대노하여 이들을 소속산에 가두었는데, 그 오른발에 차꼬를 채우고,
두 손을 뒤로 젖히고 머리털과 함께 묶어, 산 위 나무에 매달았다.

먼저 위危는 하늘의 신 이부의 신하입니다. 위는 또 다른 하늘의 신인 알유를 죽인 죄로 천제가 소속산에 가둬버리는데요, 산해경에서는 위危가 어떤 형벌을 받는지 그 모습에 묘사도 언급됩니다. 오늘 호형에서 등장한 위危가 딱 이런 모습으로 형벌을 받고 있었죠. 양 손을 뒤로 젖힌 거 하며, 긴 머리털을 뱅뱅 묶어서 엮은거 하며, 오른발에 차꼬를 찬 거 하며 작가님께서 산해경을 참고하셔서 묘사하신 게 확실해보입니다.

그리고 산해경은 진나라의 곽박(郭璞)에 의해서 기존 내용이 집대성되고 해설이 붙은게 많은데요, 거기 보면 상당히 신비한 내용이 나옵니다. 한나라 선제가 실제로 석실 안에 갇힌 사람을 발견했는데, 양 손이 뒤로 젖혀지고 오른발에 차꼬를 차고 있었던거죠. 어떤 신하도 이 사람이 누군지 알지 못했는데, 유향이라는 신하가 그 인물의 정체가 '위危'라는 것을 산해경을 보고 알아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석실에서 발견된 위危가 진짜가 아니었고 죽지도 않고 살지도 않은 시상(尸象)이더라, 참 기이하고 이치로 헤아리기 어렵다는 언급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작품과 연관이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위危에게 죽음을 당한 천상의 신 알유에 대해 살짝 언급해보겠습니다. 산해경 해내서경, 북차이경, 해내남경 등 여러 부분에서 알유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요. 간략히 정리드리자면 죽어버린 알유를 살리기 위해 여섯 명의 신의(神醫) - 무팽, 무저, 무양, 무이, 무범, 무상이 불사의 약을 써서 노력했지만, 결국 괴물로 되살아났다고 합니다.

작품에서는 이령이 무팽으로부터 알유가 죽음을 당한 사실, 위危가 소속산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듣고 움직인 걸로 보이는데요. 이 내용은 뒤에서 다시 설명드리기로 하고, 배경지식은 이쯤이면 충분하실 것 같아서 이제 오늘 연재분 리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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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화 첫 장면은 이령이 위가 갇혀있다는 소속산을 찾아가서 행패를 부리는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본인이 무팽에게 듣기로는 분명히 위가 소속산에 갇혀있어야 하는데, 어디선가 돌아다니는 진짜 위危를 이령이 발견한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천제의 형벌을 피해서 소속산을 빠져나올 수 있었는지 캐묻고, 안 알려주면 천제에게 밀고하겠다고 협박한 것 같습니다. 협박해서 기술 탈취하는 건 빠르 주특기인데, 명색이 흰 산의 일족이 저러고 다니니까 좀 없어보이긴 합니다.

여튼 과거 이령의 인성을 보자면 지금보다는 인내심과 자비심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소속산을 지키는 석상들이 공격해도 위만 내놓으면 곱게 물러가겠다고 몇 번을 참아주는데요. 심지어 부하들이 몰살당할 정도의 큰 공격을 받았는데도 '헛수고하지 말고 길을 열어라, 마지막 기회다'라며 여유롭게 받아치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천제(하늘의 황제)의 명을 받고 소속산을 지키는 석상들은 물러서지 않고 이령에게 대항하는데요, 역시나 이제부터 이령의 본성이 드러납니다. 석상들의 기 공격을 마치 공처럼 압축시키더니, '니들을 죽여서 주인인 천제에게 보내줄테니 가서 영원히 개처럼 충성해라 버러지들아~' 악담을 하며 석상들을 몰살시킵니다.

호형 세계관에서 천제라는 존재가 정식 등장한 것도 같아요. 이령은 천제의 힘을 낡아빠진 구식이라고 생각하고, 떠오르는 신흥 강자인 흰 산 일족의 힘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실제로 천제가 부여한 힘을 사용하는 석상들을 아무 피해 없이 몰살시키는 장면에서, 그럴만한 힘까지 갖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하지만 천제에 대해 건방지게 정면으로 도전한 꼴이 되었으니, 이령이 나중에 화를 입지 않을까 예상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다시 돌아와서, 이령은 천제의 결계를 뚫고 소속산 안으로 들어가는데 그 안에서 형벌을 받고 있는 위危를 발견합니다. 그는 자신이 알유를 죽였기 때문에 천제로부터 용서받기를 바라는 중인데요, 이령을 조종해서 자기를 죽이게 하려고 합니다. 지은 죄에 대해서 진심이었던거죠. 하지만 여기서 놀라운 반전이 벌어집니다.

수백년 동안 소속산에 갇혀 형벌을 받던 위危가 사실은 진짜가 아니고, 진짜 위危가 만들어낸 복제였던 것이죠. 알유를 죽인 기억까지 이식된 완벽한 복제체였던 겁니다. 이령은 진짜 위危를 소속산까지 데려왔고, 진짜와 가짜를 하나 하나 직접 구분해보려고 합니다만 불가능했습니다. 천제마저 속아넘어갈만큼 혼, 백, 육체까지 완전히 동일한 존재였던거죠.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가짜에는 얼굴과 몸에 동그란 무늬들이 있다는 것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신기한 건 복제를 만드는 술법의 힘인지 모르겠지만, 진짜의 명령을 가짜가 거역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가짜 위危는 이령을 공격하려다가 진짜 위危의 명령을 듣고는 맥아리없이 공격을 멈추게 되죠. 가짜 위危는 지난 수백년 동안 진짜 대신 형벌을 받았다는 현실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듯 했는데요, 눈물을 질질 짜면서도 '나는 아직 벌을 받아야한다'며 중얼거리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습니다.

한편 이령은 부하를 시켜서 가짜 위危를 데려가려고 하는데요, 자신도 이 복제체를 연구해서 복제를 만들어야 하니 연구 목적으로 확보하려고 합니다. 이령의 부하는 손에서 강기(罡氣)를 내뿜는데, 이 모습 왠지 익숙하죠. 2부에서 압카를 호위하는 홍의위들이 사용하는 강기와 비슷합니다. 아마도 흰 산 일족을 호위하는 병력들은 기본적으로 강기를 사용할 줄 아는가 봅니다.

危를 데리고 나가려던 찰나, 부하에게서 급한 보고를 받는데요. 이령의 아바이이자 흰 산의 주인 완달의 긴급 소집명령이 떨어진 것이죠. 이령을 포함한 형제 모두에 대한 소집령이었습니다. 이에 이령은 급히 흰 산에 있는 완달성으로 복귀하게 되죠.

마지막 장면은 완달이 아들들을 불러모으고 뭔가 얘기를 하려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발견되죠. 이령과 압카로 보이는 인물 외에도 한 명이 더 있습니다. 즉, 완달은 세 명의 자식이 있었다는건데 생각치 못한 반전이네요. 지금까지 흰 산의 후계 구도를 압카 대 이령 구도로만 대부분 생각하셨을텐데, 한 명이 더 있었습니다. 심지어 가운데 있는 걸 보니까 어쩌면 장자인 것 같은데, 앞으로 후계 구도에 대한 내용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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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리뷰할 내용이 길지 않아서 아쉬우니까 댓글 반응을 좀 보고가겠습니다. 일단 이령의 화려했던 리즈시절을 보며 가슴이 웅장해진다고 감탄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역시 사람이 궁지에 몰리고 절박한 상황이 되면 본성이 드러난다고 하잖아요. 2부에서 이령은 막장에 막장을 거듭하면서 맨날 여자끼고 술이나 마시고, 아편이나 빨고, 살생을 달고 사는 인성 쓰레기로 전락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편안하고 행복했던 과거에는 그래도 죽이기 전에 약간의 양보와 자비심 정도는 베풀 줄 아는 인성을 갖추고 있었네요. 물론 그만큼의 막강한 힘도 갖고 있었구요.

다음으로는 역시 이령이 복제의 기술을 찾으러 다니는 것에서 '아린'과의 관계를 언급하는 댓글이 있었습니다. 이령과 아린은 작중에서도 '근본적으로 같은 존재'로 언급되죠. 오늘 연재분에서 진짜 위와 가짜 위가 명확히 같은 존재라고 언급된 것과 동일합니다. 이령이 결국 가짜를 만드는 방법을 배워서 아린을 탄생시켰음을 암시하는 부분이죠.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할 부분은, 이령 자신의 성체를 복제한 것이 아니라 마치 아들 낳듯이 어린아이 모습의 복제체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2부 최종화를 보면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아린이 나오고 있죠. 이령이 자신과 똑같은 복제를 만들어 흰 산을 속일 마음이었다면 성체를 복제하는 것이 맞는데, 왜 어린아이를 만든 것인지 궁금합니다. 기술적인 완성도가 떨어져서 그랬던건지, 뭔가 다른 사정이 있었는지는 3부에서 알게 될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애니로 만들어주세요, 스크롤이 너무 긴데 쉬엄쉬엄 하세요 등 여러 응원의 댓글이 있었습니다. 작가님께서 2부 연재를 거의 5년 정도 하시고 8개월 휴식을 하셨는데요, 복귀하시면서 6화 분량 거의 한달치를 들고 오셨으니 실제로는 반년 조금 더 쉬고 오신 셈입니다. 충분히 휴식하면서 작품 전반을 재점검하는 기회가 되셨을 것 같고, 많은 독자들이 손꼽아 기다렸던만큼 3부도 알찬 내용으로 연재되기를 바래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