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호랑이형님 3부 74화 - 원군 편 리뷰

호랭박사Holang 2023. 10. 14. 15:06

안녕하세요, 호랑이형님 리뷰하는 호랭박사입니다. 한달 전 쌍둥이 출산 이벤트로 글을 못 올리고 있었는데요, 3부 74화부터 리뷰 재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화에서 라오허가 무지기를 일방적으로 압도하나 싶었더니, 무지기가 좀비같이 살아나서 반격을 날리며 끝이 났었죠. 이후 우강이 멀리서 그 광경을 바라보며 ‘불사의 몸이 부름을 받았다’고 경악하는데요, 오행관마저 두려움에 떨 정도로 무지기는 대단한 존재였던 것 같습니다.

무지기에 대한 전설을 다시 들여다보니까, 호형에서 무지기를 전설에 딱 부합하게 굉장히 신경써서 묘사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몸이 푸르고 눈은 금빛인데 목이 거의 키의 서너배 될 정도로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호형에서도 마치 기린처럼 목이 쭉쭉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줬죠.

게다가 불로불사에 가까운 생명력을 가졌다고 전해지는데, 호형에서도 이를 충실히 구현한 것 같습니다. 몸에 상처가 나도 자연 치유되고, 팔이 잘리고 다리가 잘려도 다시 재생하는 듯 하죠. 무지기의 신비한 재생능력이 세계관에 많은 영향을 준 것 같기도 한데, 여기에 리뷰 후반부에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지기에 얽힌 설화도 재밌는데요. 강풍과 번개를 조종하는 능력으로 사람들을 괴롭히자, 하왕조의 우왕이 그를 잡아다가 코에는 코뚜레를 뚫고 목에는 쇳덩어리를 채워서 회수에 봉인하였다고 합니다. 회수는 중국의 화이허 강인데, 호형에서는 무지기가 회수의 주인으로 나오죠. 하왕조의 우왕이 아니라 천제가 무지기를 봉인했다는 것 외에는, 상당히 충실하게 고증하신 것 같습니다.

화이허(회수)와 라오허(요하)



서쪽 대륙에 내로라할 큰 강들이 있습니다만, 강의 주인들끼리는 어느 정도 이름은 알고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왠만하면 적대관계 까지는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요하의 주인 라오허, 회수의 주인 무지기는 서로의 이름과 명성 정도는 알고 있었고, 신카이에 따르면 둘이 딱히 적대 관계는 아니었다고 하죠.

요하와 회하 외에도 서쪽에는 거대한 강이 2개 더 있는데요, 모두가 잘 아시는 황하와 양쯔강입니다. 이 강들은 요하와 회하에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큰데요, 그 강의 주인들은 라오허와 무지기를 뛰어넘는 엄청난 강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서쪽은 아니지만 흰 산의 북쪽에는 엄청나게 큰 강이 하나 더 있는데, 무커와 빠르가 어릴 적 활동하던 흑룡강(검은강)입니다. 여진정수 설화에서 흑룡이 활동했던 장소이기도 하죠. 호형에서는 그 어떤 강보다 굉장히 떡밥이 많이 나온 곳인데요, 아직 등장하지 않은 버일러들 중에 이 강들의 주인이 하나 정도는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보겠습니다.

오늘은 잡설이 좀 길었네요. 다시 이번 화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무지기는 라오허의 이빨 공격과 전기공격에 큰 충격을 받고 목이 뒤로 꺾여버렸는데요. 마치 좀비처럼 되살아났을뿐만 아니라, 전혀 타격을 받지 않은 듯 엄청난 위세를 떨치면서 순식간에 라오허를 주먹으로 패기 시작합니다. 그 어떤 화려한 술법이나 기술도 없이 피지컬로 밀어붙이는데, 라오허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죠.

라오허는 무지기의 팔을 이빨로 물고 몸으로 휘감아 압박하면서 잠시 숨을 돌리는데요, 무지기가 물에서 상처를 회복했다고 생각하고는 다시 한 번 확실히 번개로 지집니다. 좀 전에는 분명히 큰 충격을 받았었는데, 이상하게도 이번에는 무지기가 그냥 버텨버리죠. 구망의 언급에 따르면 이건 무지기의 사기급 패시브 스킬인데요, 한 번 받았던 공격에는 내성이 생겨서 두 번 당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라오허는 번갯불이 통하지 않자 당황하는데, 무지기의 재생 능력이 범상치 않음을 알아챕니다. 하지만 너무 늦었죠. 무지기 또한 번개를 다루는 능력이 출중한데, 이번에는 반대로 라오허를 지져버립니다. 이령이 한 방에 나가떨어진 그 기술이죠. 이어서 쉴 틈을 주지않고 주먹으로 연타를 날리는데, 완달성 벽이 다 떨어져나갈 정도로 엄청난 힘을 보여줍니다. 이것으로 라오허는 KO 됐죠.

이령은 라오허가 무지기를 상대하는 틈을 타서 압카를 데리고 흰 산의 묘역으로 도망치려 합니다. 도와줄 사람이라고는 눈 앞에 이르하 뿐인데, 이르하는 압카가 스스로 움직이기 전에는 불가능하다며 이령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죠. 이렇게 저렇게 설득해보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앞선 리뷰에서 말씀드렸던것 처럼 이령은 압카의 힘을 빼앗을 생각을 하는 듯 해요. 압카의 허리, 손목, 발목에 몰래 청사를 감아둔 것에서 그런 의도가 보이죠. 하지만 지금 발목도 부러진데다가 무지기의 포박에 걸려있어서 괜히 수작부리다가 압카한테 얻어맞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령의 계획은 무지기의 등장으로 완전히 수포로 돌아간 듯 보여요.

한편 이르하는 무지기의 전기충격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아서 기절해버리고 맙니다. 이령은 하등 도움도 안되는게 왜 나와서 죽냐고 툴툴대는데, 저는 왠지 죽지 않은 것 같아요. 이르하가 멋도 모르고 이령을 구하다가 죽었다면 너무 운명이 기구하지 않겠습니까? 그림의 묘사도 죽었다기 보단 기절한 느낌으로 보여서, 저는 죽지 않았다에 한 표 던지겠습니다.

여튼 죽었던 기절했던 이르하는 큰 충격을 받았고, 이것이 압카에게 그대로 전달된 것 같습니다. 이르하가 쓰러지자마자 압카를 둘러싼 보호막 내부에서 큰 충격이 발생하죠. 이전 화에서 이르하는 무언가 결심한 듯 압카를 혼자두고 밖으로 뛰쳐나갔는데요, 혹여 자신이 위험한 상황에 처하면 압카가 움직이지 않을까 싶어서 위험을 무릅쓰고 전장으로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적중했네요.

압카 얘기는 뒤에서 이어 하도록 하겠습니다. 라오허를 제압한 무지기가 이령을 노리는데요, 이령은 지켜주는 라오허가 없어지자 또 비굴모드로 태세 전환하죠. 진정하시고 압카가 안에 있으니까 데려가서 과업인지 뭔지 잘 끝내시라고 하는데, 순간 저도 그 말 듣고 ‘어 정말 그런가’ 넘어갈 뻔했습니다. 압카가 과업을 이루려면 흰 산의 힘을 받아야되고, 그럴려면 이령이 먼저 죽어야죠. 어물쩍 넘어가려는 이령의 말에 제가 다 속을 뻔했습니다.

무지기가 이령을 공격하려던 찰나, 하늘에서 정체불명의 도깨비불이 무지기를 공격하는데요. 이것은 곤륜이 공중에 뿌린 백린이었습니다. 백린 위로는 우강이 열어준 길을 통해 입성하는 곤륜의 거대 모선이 보이죠. 지난 곤륜전에서 랑랑이 타고왔던 그 모선과 같은 모양인데, 곤륜이 대량 병력을 이동할 때 사용하는 수송선인 것 같습니다.

저는 ‘백린‘이라는 공격이 꽤 신박하고 재밌었습니다. 현대전에서 악마의 무기라고 불리는 백린탄이 있는데요, 가운데 린자가 화학원소 ‘인’을 뜻하기도 하지만 ‘도깨비불’이라는 뜻도 가진 단어죠. 백린탄의 린은 ‘화학원소 인’의 뜻이지만, 작가님께서는 ‘도깨비불’의 뜻으로 새롭게 해석하셔서 하얀 도깨비불 공격으로 재탄생 시키셨어요. 진짜 전쟁다운 느낌도 나고 꽤 재밌는 설정이었습니다.

곤륜이 모선이 등장하자 완달성에서 박터지게 싸우던 시라무렌과 십맹안들도, 퍼런 원숭이들도, 부름을 받고 몰려온 괴수들도 모두 하늘을 쳐다보는데요. 저 거대한 배가 하늘에 길을 열고 떡하니 나타났으니 그럴 수 밖에 없죠. 개인적으로 상당히 전율이 돋는 장면이었습니다. 그렇게 다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사이, 사령관 구망은 지체없이 부름받은 자들을 제거하라고 명을 내리죠.

공중에 떠 있는 도깨비불들에서 또 다시 백린이 투하되고, 이령이 하나 상대하기도 버거워했던 괴수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하얀 불꽃에 지져집니다. 묘한 곡선을 그리면서 타격하는게 진짜 도깨비불 같죠. 저는 곤륜에서 병력이 와봤자 신격들도 없이 잡병력 뿐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백린이 가세하자 그 위세가 실로 대단했습니다. 이 정도라면 삽풍주 없어도 되겠다 싶어요.

급한 불을 끈 구망은 전황을 다시 살피는데요, 라오허가 방어를 하는 듯 했지만 무지기에게 떡실신 당해서 쓰러져있었고 완달성은 여기저기 파괴되어 있었습니다. 라오허가 당했다면 이령 또한 무사하지 못했을텐데요, 무지기 같은 거물이 부름의 초입에 나타날 줄은 미처 예상 못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봉인까지 풀려있으니 이대로 물러갈 무지기가 아니었죠.

무지기는 백린에 지져져서 온 몸이 녹아내렸지만 구망은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불사의 몸이기 때문인데요. 신격도 아니면서 강력한 재생 능력을 갖춘 무지기에게 천제도 꽤나 흥미를 느꼈던 듯 해요. 천제조차 큰 타격에서 회복하려면 광배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지가 뭔데 천제도 없는 능력을 갖고 있는건지 신기했겠죠. 그 능력의 비밀을 언젠가 알아내려고 죽이지 않고 회수에 가둬놨던 것 같습니다.

또 무지기는 천제에게 반란을 일으켰다고 언급되는데, 전설에서는 그냥 사람들 괴롭히다가 우왕에게 혼쭐이 난 것이지만 호형에서는 다른 설정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유력한 것이 바로 ‘과업’과 관련된 것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무지기는 등장하면서부터 ‘천제가 타락했다‘고 공공연히 말을 하고 다녔죠. 천제의 타락을 알게되어 그를 저지하고자 반란을 계획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천제는 완달과의 전쟁에서 겉으로는 ’압카의 검증‘과 ’흰 산의 힘‘을 내세웠지만, 속내는 달랐습니다. 그는 흰 산을 완전히 파괴해서 그 힘을 없애려고 했죠. 압카가 흰 산의 힘을 받고 완전체가 되면 자신의 자리를 위협받을까봐 그랬던 것 같은데, 완달은 이를 꿰뚫고 천제와 정면대결을 벌였습니다. 어쩌면 무지기도 그런 천제의 타락을 눈치채고 완달보다 먼저 천제를 쳤을 수도 있겠죠.

저도 처음에는 2부에서 끝없이 나오는 새들처럼 이번에는 왜 이렇게 원숭이 놈들이 지면을 많이 먹냐 싶었는데,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생각보다 무지기의 역할이 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부름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 1순위이기도 하고, 천제의 타락도 알고 있죠. 압카에게 어떤 식으로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생각해보겠습니다.

오늘 무지기 얘기만 너무 많이 하네요.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구망은 성의 잔해에 파묻혀있던 이령을 발견하고 모선으로 끌어올리려 하는데요, 백린 공격을 받고 몸이 녹아내린 무지기가 죽지도 않고 또 살아와서 이령을 낚아채려 합니다. 구망이 축융의 불로 공격해보지만 소용 없었죠.

하지만 축융의 불은 미끼였고 진짜 공격은 따로 있었습니다. 길을 열어서 무지기를 저기 멀리 보내버리려는 것이 구망의 계획이었죠. 현재 병력으로는 불사의 몸인 무지기를 직접 상대하는 것이 어려웠고, 다른 신격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그를 흰 산에서 최대한 멀리 보내버리는게 최선이었습니다. 상급 신장들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했죠.

하지만 무지기도 그냥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아까 백린에 당할 때 털 몇 가닥을 뽑아두는 장면이 나왔는데요, 이 털로 정신지배를 거는 하얀 원숭이들을 만들어냈죠. 이들은 길을 연 놈들에게 들러붙어서 다시 흰 산으로 통하는 길을 열도록 만들었는데요. 구망의 모선 위로 등장해버리죠.

무지기를 상대할 자가 없자 이번에는 구망이 직접 나섭니다. 정신지배 원숭이를 조종하는 대장놈을 한 칼에 썰어버린 뒤, 무지기 공격을 요리조리 피하면서 화공을 먹여버리죠. 구망이 목정으로 뭔가 나무를 활용한 공격을 할 줄 알았는데, 1부에서처럼 주특기가 불인 것 같습니다. 오행에서 목은 화를 촉진하는 상생 관계에 있는데, 구망에게는 일반적인 불 공격을 증폭시키는 능력이 있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무지기를 잠시 물리친 구망은 황급히 이령에게로 향합니다. 이령에게서 미약하게나마 흰 산의 힘이 느껴져야 하는데, 전혀 그 힘이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령은 내심 숨겨왔던 사실이 구망에게 발각당하자 당황하는데요, 이령에게 흰 산의 힘이 없다는 사실을 파악하자 구망의 태도가 싸늘하게 돌변합니다. 말투부터 반말로 변하죠.

부정승계로 부름을 일으킨 자는 반드시 죽게 되어있고, 이후 흰 산의 주인을 가리기 위한 진짜 혼돈이 시작됩니다. 즉, 부정한 주인이 죽어야만 그에게 남아있는 흰 산의 힘이 환원되는 것인데요. 이령에게 흰 산의 힘이 한 줌도 남지 않았다는 것은 특이한 현상인 것 같습니다. 이령 몸에서 뭔가가 잘못된 것 같아요.

앞서 몇 가지 떡밥이 있었습니다. 첫째로 이령은 흰 산의 묘역에서 홍사를 강제로 뜯었음에도 아무 이상이 없었죠. 완달이 매고 온 가짜 홍사라고 여겼던 그 홍사가 실은 진짜 홍사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이령은 진짜 홍사를 뜯고도 아무렇지 않았다는 것이죠. 둘째로 삽풍주가 이령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는데요, 분명히 이령의 말을 잘 듣던 삽풍주인데 어떤 명령을 해도 전혀 듣지 않죠.

셋째로 라오허의 언급입니다. 이령이 흰 산의 주인이 되기 전보다 지금이 훨씬 더 흰 산 기운이 미약하게 느껴진다고 얘기했죠. 앞선 세 가지 떡밥으로 미뤄볼 때, 흰 산은 이령을 이미 흰 산 일족으로 취급하지 않고 관계를 완전히 끊은 걸로 느껴집니다. 홍사와 삽풍주 모두 이령을 흰 산과 연결된 존재로 보지 않고 있고, 이령에게서 흰 산 일족 기운 자체가 거의 소멸해버린 거죠.

만약 제 추측이 맞다면 흰 산은 이령을 더 이상 흰 산 일족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이런 부작용이 생긴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듯 합니다. 흰 산의 힘을 온전히 받지 않은채로 힘을 함부로 허비한 것에 따른 벌이거나, 복제를 만들어 흰 산에 혼란을 가져온 죄일 수도 있죠. 혹은 반대로 어딘가에 만들어놓은 복제에 흰 산의 힘이 계속 흘러들어가서, 정작 본체에 힘이 점점 빠지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분명한 건 이령에게 뭔가 이상이 생겼다는 겁니다.

다시 돌아와서, 구망의 화공에 맞고 지상으로 추락했던 무지기는 역시나 죽지 않았는데요. 죽지 않은건 당연하고 엄청난 기공을 쏴서 수송선을 한 방에 완파시켜버립니다. 진짜 괴물은 괴물이네요. 이 정도면 천제나 완달 말고 그에게 대적할 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입니다. 흰 산 전쟁 때 참전했던 신격 중 랑랑 정도를 제외하면, 무지개와 1대 1로 싸워 이길 자는 없을 듯 하네요.

한편 이번 화 마지막에 전율이 돋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압카가 완달의 보호막을 스스로 파괴한 뒤, 자신의 두 발로 걸어서 바깥으로 나왔죠. 엄청난 폭발과 함께 압카가 모습을 드러내자, 압카의 방을 지키던 시라무렌과 십맹안들이 놀라서 쳐다보는데요. 시라무렌에게는 앞으로 자신이 수 백년을 모시게 될 주군과 처음 마주치는 순간이 되겠네요.

압카는 어미인 이르하가 큰 충격을 받고 쓰러진 것을 느끼고 스스로 움직인 듯 합니다. 성정이 없던 압카가 어미를 구하기 위한 마음을 냈다는 것에서, 감정과 내면이 생기기 시작한게 아닌가 싶은데요. 구망과 새군사도 압카를 처음 마주하게 되는 것일텐데, 훗날 이들이 곤륜을 버리고 압카에게 붙어먹은 이유가 무엇인지 이번 에피소드에서 드러날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만 6살인 압카는 과연 얼마나 강하고 영험한 존재일까요? 오행관을 포함한 곤륜에, 불사신 무지기에, 용 되기 직전 이무기 라오허까지 날고 기는 강자들이 날뛰고 있는데요. 압카가 이 상황에서 과연 전장을 평정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일단 이르하에게 전기 충격을 가한 것은 무지기인데, 압카에게 힘을 건내주려고 노력 중인 무지기를 되려 압카가 공격할 것인지도 궁금하네요.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도 흥미로운데요. 저는 무지기가 이번 에피소드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죽을 수도 있다고 봐요. 성정과 목표의식이 없는 압카에게 뭔가 사명을 주어주고, 장렬하게 죽는 역할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천제는 완달에게 혼자 남은 압카가 대체 과업을 어떻게 수행한다는 것이냐, 과업이 뭔지 이해나 하겠느냐 반문한 적이 있었죠. 생각해보면 아주 틀린 말도 아닙니다. 압카에게 흰 산의 힘을 받아서 과업을 완수하라는 메세지를 심어줄 존재가 필요한데, 완달이 이제 그 역할을 할 수가 없죠. 그렇다고 천제의 부하인 구망이 하기도 좀 애매합니다.

무지기는 과거 한 차례 부름을 겪으면서 흰 산의 힘과 과업에 대해 깊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인물입니다. 천제에게 반란을 일으키기도 하고, 타락한 천제로부터 압카를 구해내서 무의미한 부름을 끝내고 과업을 완수케하려는 목적의식도 분명하죠. 압카에게 과업에 대한 메세지를 주기 적합한 인물이라고 봅니다.

만약 무지기가 죽는다면 그의 힘을 누군가는 흡수하려고 들텐데요, 이령이 여기 숟가락을 올리는게 아닐까 싶어요. 2부에서 이령은 머리카락으로 가짜를 만드는 능력, 명을 나눠서 네눈박이 시를 만드는 능력 등 3부에서는 없었던 새로운 스킬들을 보여주죠. 왠지 이 능력이 무지기의 힘을 흡수해서 생겨난 능력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작품에서 수 차례 나왔던 것처럼 무지기 일족은 머리카락으로 뭐든지 만들어내는 술법을 사용하고, 특히 무지기는 머리카락으로 살아있는 부하까지도 만들 수 있죠. 무지기의 이마를 보면 네눈박이 시의 얼굴과 같은 무늬가 보이는데요. 고증에 따라서 묘사된 부분은 아니고 작가님께서 일부러 그려넣으셨습니다. 이게 괜히 있는 것 같지 않죠? 이령이 무지기의 힘을 흡수했고, 자신의 명을 나눠 시를 만드는 술법을 고안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그리고 무지기의 신체는 불사신이라서 끝 없이 재생하는데요. 나중에 흰눈썹이 재생벌레를 만드는데 무지기의 세포를 사용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무지기는 현재 흰 산의 구역까지 들어와서 싸우고 있고 결국 죽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렇다면 그의 사체가 흰 산 어딘가에 묻혀있겠죠. 흰눈썹이 누군가에게 과거 무지기가 흰 산에서 죽었다는 것을 듣고는, 그의 사체 조각을 찾아내서 재생벌레를 만든 것이 아닐까 재미삼아 추측해보겠습니다.

호형 3부의 다소 지난했던 과정들이 지나가고 본격적으로 흥미로운 주제들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베일에 쌓여있던 압카가 드디어 활동을 시작했고, 이령이 수 많은 음흉한 공작들을 꾸미고 실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흰 산의 큰 어르신 대접을 받게 되었는지 슬슬 드러나겠죠.

이후 흰 산의 힘을 차지하기 위한 계략을 세우던 중 어떤 이유로 아린과 흰눈썹이 탄생했고, 이들에 의해 흰 산이 뒤집어지는 사건들이 발생하겠죠. 완달과 천제의 전쟁, 그리고 흰 산의 힘을 부정승계 받은 이령의 고독한 전쟁도 훗날 벌어질 사건들을 위해 필요한 빌드 업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욱 재미있어질 호형을 기대하며 이번 리뷰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