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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형님 3부 64화 - 이령의 전쟁 4편 리뷰

호랭박사Holang 2023. 8. 4. 23:21

이번 화에서는 이령이 무더기로 흰 산을 습격한 무지기의 일족을 싹 쓸어버리는 장면, 라오허가 흰 산을 쳐들어가려다가 정체불명의 인물이 찾아온 것을 보고 납작 엎드리는 장면으로 끝이 났었습니다. 이령의 복귀 이후 ‘부름’의 조짐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곤륜 측에서도 이를 감지한 듯 발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인데요. 상황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네요.

먼저 이령 쪽부터 같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화에서 마원은 분운이 이령에게 당한 것을 보고는 자신의 형제들을 무더기로 소환했는데요, 이들은 ‘부름’이라는 혼돈 상황에 맞서 선수를 치려는 심산이었습니다. 이미 지옥문이 활짝 열려버린 이상 흰 산의 힘을 부정하게 승계한 장본인인 이령을 빨리 처단하고, 전쟁에서 유리한 자리를 자신들이 선점하려는 계획이었죠.

마원은 자신의 왕인 무지기가 세상에 강하다고 하는 모든 일족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흰 산의 힘을 가질거라고 보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는 그저 누군가가 전쟁에서 승리해 새로운 흰 산의 주인이 되고 혼돈이 멈출 때 까지 버티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럴려면 입구가 비좁은 지형을 선점하거나 미리 방어 대형을 구축해서 대비하는 것이 생존 확률을 좀 더 높일 수도 있겠죠.

마원이 소환한 수 많은 원숭이 형제들은 검은 구슬에 둘러쌓인 채 이령을 상대합니다. 이령이 구슬들을 구속하려고 회오리 같은 술법을 펴는 사이, 수 많은 원숭이들이 구슬을 깨고 뛰쳐나와 이령에게 달려드는데요. 하나 둘 씩 들러붙기 시작하더니 이내 수 백의 원숭이들이 이령을 감싸서 거대한 구체를 만들어냅니다. 비록 한 명 한 명의 전투력은 크지 않았지만 머리 수로 밀어붙이니 이령도 당황했죠.

이들이 이렇게 거대한 구체를 만든 이유는 ‘자폭’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이령이 아무리 흰 산의 힘을 부정승계한 자라지만 엄연히 흰 산 일족이었고, 힘을 받은 주인이었죠. 애초에 떼거리로 달려들어서 싸운다고 제압할 수 있는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이령이 도망가지 못하게 몸으로써 감옥을 만들고, 동시에 자폭해서 이령을 세상에서 지워버리려는 계획이었죠. 상당히 그로테스크한 공격인데, 그들의 눈이 희미하지만 붉게 빛나는 걸 봐서는 마원이 이들의 정신을 살짝 조종한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마원의 형제들은 개죽음을 당한 꼴이 되었는데요, 이령이 죽기는 커녕 충격 하나 받지 않은 모습으로 건재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는 ‘머릿 수로 밀어붙이면 될 줄 아나 본데, 오히려 나에게 힘만 보태줄 뿐이다’라고 하는데요. 공중분해되서 죽어버린 수 많은 원숭이들의 혼을 흡수해서 기력을 회복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비록 분운을 우습게 보다가 살짝 털리긴 했지만, 현재의 이령은 흰 산 안에서라면 지상 최강의 존재 중 하나라고 봐도 무리는 없죠. 이령을 너무 우습게 본 마원의 판단 착오였습니다.

조금 전 마원은 분운이 만들어준 금테 덕분에 이령의 정신지배에서 벗어났었는데요, 이령이 더욱 더 강한 힘으로 정신지배를 걸어오자 금테로도 버틸 수 없게 됩니다. 이령의 정신지배력은 역시나 세계관 최고 수준인가 싶어요. 신격들보다 더 지독하다는 이령의 정신지배에 걸려들자 마원은 울부짖는데요. 형제들에게 ‘도망가라’라고 외쳐보지만 이미 빠져나갈 수 없었습니다. 이령이 마음먹고 흰 산의 힘을 방출하자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고, 검은 구슬에 둘러쌓인 마원의 형제들은 몰살당하게 되죠.

한편 이령이 분운, 마원과 싸우는 사이 완달성을 침투한 자들도 있었죠. 바로 분운의 형제들인데, 생긴 것만 봐도 분운만큼 강하고 자비없이 보이는게 이령 말고는 이들을 제압할 자들이 없어보였습니다. 이들은 분운이 이령을 붙잡아둔 사이 압카를 만나기 위해 성으로 침투했을텐데, 그 이후 내용이 나오지 않았어요. 살아서 돌아갔는지 죽어서 퇴장했는지 확실치 않습니다.

이번 화 후반부에 이령이 라오허에게 사신을 보낸 걸로 봐서는 무지기의 일족이 공격했던 상황이 일단락 된 것 같은데요. 분운의 형제들은 누가 제압했을까요? 압카가 이들을 제압했을지, 아니면 돌아온 이령이 이들마저 처리한 것인지 궁금합니다.

어쩌면 이들은 압카를 알현한 뒤에, 즉시 본국(?)으로 돌아가서 무지기에게 압카가 진짜임을 보고 했을수도 있겠죠. 압카가 진짜라고 한다면 이들의 전략은 ‘수성하며 버티기’에서 ‘압카가 흰 산의 힘을 받도록 돕기’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압카가 힘만 받는다면 흰 산의 부름은 끝날 것이고, 자신들은 혼돈을 겪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죠.

이령 쪽의 상황은 이 쯤에서 마무리하고 이제 라오허 쪽을 보겠습니다. 이령은 무지기의 일족을 제압한 뒤에 ‘부름’에 대비하기 위해 동맹의 수장들을 전부 성으로 불러들인 것 같은데요. 다른 동맹 수장들은 모르겠지만 라오허가 이 명령을 따를리가 없었습니다. 라오허는 이령의 명령에 따르기는 커녕 이령을 애송이 취급하고 우습게 보는데요.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죠.

3부 초반에 대흥과 함화가 라오허를 치러 갔을 때, 이령은 뒤늦게 전투에 참여했던 것이 기억나실 겁니다. 이 때 이령은 싸움을 중단시키면서 라오허에게 예를 갖춰 간곡히 부탁도 했었는데요, 라오허가 그런 이령을 보며 ‘너 따위가 후계 반열에 들다니 흰 산도 갈 때까지 갔구나’라며 혀를 찾었죠. 진정한 흰 산 일족이라면 상대가 죽던 내가 죽던 달려드는 야성이 있어야 하는데, 상황이 안좋자 타협을 거는 이령의 모습이 라오허에게는 좋게 보이지 않았던 것 입니다.

불과 3년 전 그랬던 애송이 이령 놈이 흰 산의 주인이 되었다니 라오허는 우습지 않았을까요? 제깟 놈도 흰 산의 주인이랍시고 감히 자신에게 오라가라 하니 가소로워보였을 겁니다. 라오허는 이령이 보낸 사신과 병사들을 싹 다 죽이고 목을 베서 머리를 먹어버립니다. 완달이 눌러놓아서 독기가 적당히 빠진 인간의 혼을 맛있게 취하죠. 사신의 머리 하나는 남겨서 이령에게 다시 보내려 합니다.

이제 곧 이령을 죽이고 삽풍주를 차지할 생각에 라오허는 들뜨는데요. 맹안으로부터 ‘흰 산으로 여러 세력들이 모여들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곤륜이 다시 움직이는 것이 아닌 이상 경계할만한 놈들은 없었고, 완달이 소멸한 마당에 두려워할 것이 없었죠. 이미 본류와 지류의 힘까지 전송할 준비 태세를 갖췄고, 애송이 흰 산의 주인 놈이 혹시라도 흰 산의 힘을 쓴다면 피하지 않고 정면 대결할 참이었던 것 같아요. 라오허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그 때, 라오허의 앞에 붉은색 노정이 열리더니 익숙한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는 바로 천제의 전령, 2부에서는 ‘새군사‘로 불리우는 자였죠. 전령은 라오허에게 그 동안 잘 지냈냐며 ’자네는 괜찮은가?‘라고 상태를 먼저 묻는데요. 아마 곤륜 곳곳에서 감지된 ’부름‘의 신호를 감지하고 급히 라오허에게 온 것 같았습니다. 완달이 소멸하고 흰 산의 주인이 바뀌면서 부정승계가 있었던 것을 이미 알고 있는 듯 했죠.

라오허는 이제 자신이 용이 되어 세상을 지배하게 될 마당에, 완달에게 사지가 분해당해 꼼짝 못하는 천제와 그를 모시는 전령 따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어디서 자기 집 드나들듯이 왔다갔다 하냐며, 눈깔이 하나라 뵈는게 없냐며, 상전 행세하지 말고 저리 꺼지라고 하죠. 사실 전령이 천제 빨로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거지, 천제가 없다면 본인이 무슨 전투력이 있고 힘이 있겠습니다. 라오허에게 무시당해도 딱히 반격할 무력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령은 혼자 온 것이 아니라 어떤 높으신 존재와 함께였는데요. ’말이 통할만한 자라더니 안하무인이구나‘라고 라오허를 꾸중하며 모습을 드러냅니다. 라오허는 그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더니 바로 단상에서 내려와서 무릎을 꿇고 예를 취하는데요, 정체가 드러나지 않고 이번 화가 끝나버렸기에 많은 독자 분들이 이 인물의 정체를 궁금해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전의 떡밥을 봤을 때, 구망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천제는 완달에게 사지가 분해당해 패퇴하면서 ’목정을 면하라..‘라고 명 했었는데요. 천제에 의해 전쟁에서 배제당한 구망이 ’부름‘을 감지하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나선 것이 아닐까 예상됩니다.

어떤 분들은 라오허가 토백과도 대등하게 맞짱 떴는데, 구망에게 이 정도로 예의를 차릴 정도로 격차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구망보다 더 높은 존재라고 예상도 하시는 듯 한데요. 토백의 경우 구망보다는 한 단계 아래 레벨에 있는 신입니다. 구망은 오행관 중 나무를 지배하는 목정이고, 토백은 흙을 지배하는 토정 후토의 오른팔이죠. (작품에 후토라는 이름이 나오지는 않았습니다만 동양 신화가 그렇습니다) 즉, 토백은 오행관 레벨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더군다나 구망은 만약 랑랑이 아니었다면 완달과의 전쟁에서 전장을 이끌었을 총사령관 입니다. 랑랑도 구망에게는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듯 하고, 명실상부한 곤륜의 2인자라고 볼 수 있죠. 이러한 구망이 직접 떴다면 라오허는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래놓고 구망이 아니면 민망할 것 같은데… 구망이 아니라면 혹시 서왕모!? 3부 65화에서 같이 정체를 지켜보도록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