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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형님 3부 63화 - 이령의 전쟁 3편 리뷰

호랭박사Holang 2023. 7. 29. 11:50

아이고 요즘 계속 글이 밀리네요~ 회사가 바빠져서 ㅠ 얼른 올리고 64화 보러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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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화에서 이령이 흰 산의 영역 경계 밖까지 나가서 섣부르게 싸우다가 분운의 술법에 걸려서 포박당하면서 끝이 났었죠. 저는 이령이 ‘부름’에 대한 정보를 캐내려고 일부러 맞아주는 척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고 진짜로 분운의 술법에 당해서 꼼짝 못하는 거였습니다.

아무리 흰 산의 경계 밖에서의 전투였다고 하지만 이령의 수준이 처참하네요. 원왕 무지기와 싸운 것도 아니고 그의 아들 분운과 싸우는데, 흰 산의 주인이 큰 타격도 주지 못하고 상대를 얕보다가 요상한 술법에 걸려서 무릎을 꿇었다는 것에서 이령은 자질이 참 부족하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압도적인 힘과 신체를 바탕으로 앞뒤 안 재고 싸우는 완달도 이번 곤륜과의 전쟁에서는 인간의 혼을 이용해서 흰 산 영역 밖에 나가서 싸우는 승부수를 뒀고, 끝까지 힘을 아끼며 버거운 전쟁인 양 코스프레 한 끝에 천제를 끌어들일 수 있었죠. 무조건 맞짱 뜨는 완달도 조심할 때는 조심하는 판단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령은 흰 산의 주인이 된 후로 한 번도 영역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으면서, 상대가 도발한다고 아무 대비책도 없이 다짜고짜 영역 밖으로 나가서 싸우다가 개망신을 당했습니다. 게다가 좀 전에 마원이 털을 사용해서 칼을 만들어내고 분신도 만들어낸 걸 봤으면서, 본인의 힘에 대한 자만심으로 아무 대비도 하지 않고 싸우다가 포박술에 당해 피까지 토하는 촌극이 벌어졌죠.

물론 영역 밖에서의 싸움이었기 때문에 이령은 흰 산의 힘을 사용할 수 없었고, 신체적으로도 상당한 너프를 받은 상태로 보여요. 너프 됐음에도 불구하고 초반에 무투로 분운을 후두려 패면서 전투력에서는 압도했는데, 빈틈을 파고드는 다양한 술법들까지 몸빵 칠 정도로 기본 신체능력이 강하지는 않았다는거죠. 아무리 대흥과 함화를 흡수해봤자, 자체적으로 보유한 전투력은 이제 한계에 부딪힌 것 같고 그나마 흰 산의 영역 안에서 흰 산의 힘이라도 써야 체면 유지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령은 조금 전 포박을 강제로 풀었을 때 속이 타들어가는 고통이 크기도 했고, 다시 풀어봤자 분운의 털들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을 것이기에 빠져나올 수 없는 궁지에 몰렸는데요. 포박당한 채로 마원의 기공에 속수무책으로 맞다가 겨우 정신지배를 걸어서 멈출 수 있었습니다. 원왕 무지기가 마원에게 내렸던 명령도 엿들을 수 있었죠.


‘흰 산 일족이 부정하게 힘을 승계한 이유와 방법을 알아내라’
‘여의치 않을 시 압카를 선점하라!’


이 명령으로 볼 때, 무지기의 일족도 그저 흰 산을 통하지 않은 힘의 부정승계가 있었다는 것만 알 뿐이지 그 구체적인 방법은 모르는 것 같아요. 흰 산을 통하지 않은 힘의 부정승계란, 흰 산에 의해 자격이 검증되지 않은 자에게 직접 힘을 넘기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요. 만약 완달이 남은 1할의 힘마저 전부 환원한 후 이령이 환원의 자리를 통해 힘을 내려 받았다면 부정승계가 아니었을 겁니다. 지금은 완달이 갖고 있던 1할의 힘을 이령에게 직접 넘긴 것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죠.

저는 개인적으로 ‘힘의 승계’에 대한 설정을 좀 더 명확하게 짚어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세계관 설정 상 태고적부터 이어온 시스템이라면 빈틈이 있어서는 안되겠죠. 먼저 이런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흰 산의 주인이 된 일족이 후계자들에게 계속 힘을 넘겨주다가, 특정 세대에 자격이 되는 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을 때 혹은 흰 산의 주인이 영역 밖을 나갔다가 죽게 된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요?

만약 전대 주인의 어떤 이유로 후계에 힘을 계승하지 못하고 죽게 된다면 그 힘은 흩뿌려져서 다시 흰 산으로 환원될 것 같고, 흰 산은 ‘부름‘으로써 새 주인을 정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힘을 지배하던 일족이 어떤 이유로 후계를 키워내지 못하고 죽는다면, 흰 산은 새 주인을 정해야 할 것이고 ‘부름’을 재개할 조건이 될 것 같다는 거죠.

반대로, 가장 강한 존재라는 흰 산의 주인이 누군가에게 죽음을 당했을 때는 왠지 부름이 시작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흰 산이 힘을 회수에서 그에게 그냥 줄 것 같아요. 이번에 천제가 흰 산의 힘을 차지하겠다고 쳐들어 왔었는데요. 물론 진짜 목적은 흰 산의 파괴였지만, 여튼 천제의 전투가 잘 진행되서 완달이 죽었다고 쳐 볼게요.

이것이 만약 흰 산의 부름까지 불러오게 된다면, 내킨다고 그냥 쳐들어갈 것이 아니라 전쟁 준비가 좀 더 면밀하고 체계적으로 되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천제와 구망의 대화 등으로 미뤄볼 때 부름에 대한 대비는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고, 억겁의 세월을 살아온 천제가 부름에 대해 모를리도 없어보여요. 흰 산의 주인이 그보다 더 강한 존재에게 죽게 된다면, 힘이 그냥 이양되기 때문에 대비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마원이 정신지배를 당하자 급히 분운이 나서서 포박당한 이령을 밟아버립니다. 그리고는 머리에 ‘금고’를 씌워주는데요, 정신지배를 막아주는 술법이 걸려있었기에 마원의 정신이 금방 돌아왔죠. 무지기의 일족이 피지컬적으로도 그렇고 술법으로도 그렇고 적재적소에 도구를 활용하는 전략까지 상당히 수준이 높은 것 같아요. 흰 산 밖에 내던져진 이령은 당해내질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합니다.

정신지배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보자면, 이 기술은 흰 산 일족의 전문 기술이 아닌 듯 해요. 3부를 되돌아보면 정신지배는 흰 산 일족 중에서도 이령만 사용했고 완달이나 대흥, 함화는 정신지배 같은 기술을 쓰지 않았죠. 아니면 쓸 줄 아는데 안 쓴 걸수도 있습니다. 전투와 살육을 좋아하고 호전적인 흰 산 일족이 자기보다 약한 상대에게 정신지배를 건다는 건 재미가 없죠. 잡기술로 취급해서 안 쓰는데, 이령은 주변을 포섭하고 살아남기 위해 정신지배를 알차게 썼을수도 있겠습니다.

지난 3부 59화 리뷰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령의 정신지배는 상당히 특별합니다. 보통은 인간에게 정신지배가 통하지 않는데 이령은 완달과 싸울 때 자신의 인간 병사들에게 정신지배를 걸었었죠. 신들도 신명을 통해 인간의 정신을 지배하긴 했는데, 분운이 보기에 이령의 정신지배가 신들 것보다 독한 것 같다고 말 합니다. 각별히 더 조심하는 듯 하죠.

다시 돌아와서, 분운은 이령에게 부름을 피할 방법을 불라고 협박합니다. 아직 우리에게 이성이 남아있을 때 협조하라고 하는데요, 이 말을 통해서 ‘부름’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확실히 드러난 것 같습니다. 지금은 부름의 초기라서 내 자아대로 움직이고 있지만, 부름이 본격화되면 흰 산에게 홀려서 자아를 잃고 죽을 때 까지 싸우는 상태가 되는 것 같아요. 3부 프롤로그에서 부름으로 인해 몰려드는 종족들을 보면 눈들이 하나같이 시뻘겋게 돌아있습니다. 정말 강하다고 하는 개체들만 불러지는 것이 아니라, 강한 일족 전체가 불려오게 되는 것 같아요.

이령은 분운의 포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그를 도발합니다. 무지기를 욕보이고, 분운에게 너는 어차피 무지기의 도구일 뿐이라며 자신을 공격하도록 자극하죠. 그 이유는 분운이 자신을 공격하러 가까이 왔을 때 청사를 씌우기 위함이었는데요, 분운이 청사에 구속된 사이에 얼른 회복해서 흰 산 영역으로 다시 도망가려는 심산이었습니다.

이령의 도발에 넘어간 분운은 결국 청사에 왼쪽 팔이 감겨버렸고, 강제로 청사를 끊으려다가 큰 충격을 받고 땅바닥에 내동댕이 쳐집니다. 그런데 조금 전 침착하게 자신의 전략을 써가며 이령을 제압했던 분운이, 청사로 인해 충격을 받자 자기 팔을 스스로 잘라내면서 이성을 잃는 모습을 보여주죠. 급발진하는 모습에 마원이 제지해보려고 하지만 말릴 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흰 산의 부름 때문에 이성을 잃고 싸우려는 성향이 점점 더 강해지는 듯 했습니다.

분운이 자기 팔을 자르고 난리를 치는 동안 이령은 흰 산의 영역으로 다시 돌아가서 회복합니다. 좀 전에 영역 밖에서는 분운의 포박을 강제로 풀었을 때 큰 타격이 있었지만, 영역 안에서는 전혀 고통도 느끼지 않는 듯 무심하게 포박을 찢어버리죠. 분운은 이령에게 자신의 모든 기를 담아서 파사를 날립니다.

이령은 이제서야 흰 산의 힘을 사용합니다. 분운의 파사를 정면으로 찢어가면서 그에게 돌진했고, 손날 공격 한 번으로 분운의 목을 잘라버리죠. 사실 처음 이령이 분운을 기습할 때 마원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분운은 팔이 잘리던 발이 잘리던 큰 타격을 받고 시작할 싸움이었는데요. 이성을 잃고 들이댈자 오히려 이령이 더 공략하기 쉬웠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령과 분운이 짧고 굵은 대결은 이령의 승리로 끝이 났죠.

목이 잘린 분운과 이령은 마지막 대화를 합니다. 분운은 이령에게 압카가 등장했으니 부디 그가 힘을 받게 해서 대혼돈을 막아달라고 부탁하는데, 이령에게는 택도 없었죠. 흰 산의 힘은 내 것이고, 이로 인해 부름이 발생한다면 그 또한 자신이 정리할 것이라고 하죠. 흰 산을 향해 몰려오는 수 많은 강자들과 일족들을 자기가 다 제압해버릴 것이라는 말이었는데, 분운도 버거운 이령이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싶네요.

분운은 불타서 없어지며 이령에게 마지막 경고를 합니다. ‘너는 혼돈을 막을 수 없다. 혼돈은 니가 죽은 후에야 비로소 시작될 것이다!’라고 하는데요, 이 말로 미뤄볼 때 흰 산의 부름에 대한 첫 번째 타겟은 이령이 될 것 같아요. 세상의 강자들이 무한 다구리로 이령을 치게 될텐데 과연 니가 막아낼 수 있겠냐는 뜻 같습니다. 이령이 죽게 되면 흰 산의 힘은 주인이 없는 상태가 되고, 그 때부터는 배틀로얄을 시작해서 살아남는 일족이 그 힘을 갖게 되는 것 같죠.

분운의 말을 마원이 다시 한 번 증명해줍니다. 분운이 죽자 마원은 무지기의 일족들을 전부 다 불러들이는데요, ‘압카를 찾아서 흰 산의 힘을 받게 하라! 여의치 않다면 흰 산의 주인을 죽이고 그 힘을 선점하라!’라고 명을 내리죠. 이들은 분운이 당했을 경우를 대비해 이미 이런 작전을 짜고 온 것 같습니다. 압카가 힘을 받아서 모든 상황이 종결되면 제일 좋고, 그게 안된다면 앞으로 있을 대 혼돈에서 다른 일족보다 먼저 치고 나가겠다는 것이죠.

여기서 저는 ‘흰 산의 힘을 선점하라’라는 말이 의미심장한 것 같습니다. 부정 승계로 흰 산의 힘을 받은 가짜 주인을 죽인다고 해서, 그 일족이 그 힘을 갖게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흰 산의 힘을 뺏어서 불완전하게 사용할 수는 있겠지만, 진정한 주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흰 산의 부름에서 끝까지 살아남아야 되는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일족에게 죽음을 당한다면 그 일족이 다시 힘을 가져가게 되는 것이고, 최후까지 살아남아야 흰 산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진정한 새로운 주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흰 산의 힘을 ‘선점하라’라고 말한 것 같죠.

한편 마원은 푸른늑대의 랑이처럼 길을 여는 능력이 있는 존재였네요. 분운이 ‘너는 온전해야 해’라고 말했던 이유가 이거였던 것 같습니다. 마원이 형제들을 불러들이자 까만 구슬들이 하늘을 온통 뒤덮을 정도로 엄청난 개체수가 몰려들죠. 이령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 본격적으로 세상을 뒤흔들기 시작한 것이고, 이령은 자신을 죽이려고 이성을 잃고 달려드는 수 많은 적들을 혼자 물리쳐야 합니다.

과연 이 상황에서 이령이 어떻게 살아남게 되었을지 궁금합니다. 결국 압카가 나서게 될 것 같기는 한데요, 압카는 현재 분운의 형님들이 그 실체를 확인하러 간 상황이죠. 만약 압카가 나서서 흰 산의 부름으로 인해 자아를 잃은 자들의 정신을 깨워주고, 부름을 종식시킬수만 있다면 대학살 없이도 이 사태가 수습될 수 있을 겁니다. 그 과정에서 이령이 흰 산의 힘을 어떻게 빼앗기게 될지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