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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형님 3부 61화 - 이령의 전쟁 1편 리뷰

호랭박사Holang 2023. 7. 15. 12:51

이번 주 회사 일이 바빠 글이 좀 늦었습니다. 62화 아직 안 보고 글 올립니다!



지난 화에서 이령이 압카의 처소로 들어가면서 끝이 났었는데요. 이령은 완달의 보호막 뒤로 거대한 덩치를 가진 아이 압카의 모습을 지켜봅니다. 그의 영험함을 직접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은데요. 태어날 때부터 백액을 갖고 태어난 건 인정하지만, 대체 완달과 양백이 왜 그토록 압카를 맹신했는지 아직은 알 수 없기에 조심스러워하죠.

이령을 맞이한 압카의 표정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이 평온했습니다. 일족의 형제들이 이령을 맞이할 때면 본능적으로 위기를 느끼고 적대감과 두려움을 드러내곤 했다는데요, 압카는 이령이 오던가 말던가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표정이었죠. 아직 어려서 이령의 악함과 강함을 전혀 느끼지 못하거나, 혹은 이미 다 느끼고 있지만 이령 정도의 힘은 위협적이지 않기에 신경쓰지 않는 것일 수 있습니다. 덩치만 봐도 압카가 벌써 이령보다도 크네요.

완달이 생성한 보호막 안에는 이르하도 있었습니다. 3년 전 양백을 시켜서 쫓던 무녀가 바로 이르하였죠. 이령은 이르하에게 아이를 설득해서 보호막 밖으로 나오라고 은근히 협박하는데요, 이르하는 그 말을 듣지 않습니다. 양백으로부터 이령이 일족들을 전부 살해해서 힘을 흡수한 사실도 들었겠죠. 나가자마자 압카를 죽이고 힘을 뺐을 것이 뻔한데 보호막 안에서 버틸 수 밖에 없을텐데, 그 안에 음식도 물도 없을테니 오래 버틸 수는 없을 듯 해요. 완달이 소멸하고 이령이 온 이상 이르하는 죽음을 각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령은 이르하를 타이르며 완달에 대한 도리를 다하려는 것이니 압카를 데리고 나오라고 재차 얘기합니다. 허나 다 개소리였죠. 이령은 압카가 하늘이 맞다면, 그 힘을 내가 가지면 된다며 이미 압카를 죽여 힘을 뺏으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이르하가 버틴다면, 일전에 그랬던 것 처럼 이르하에게 고통을 줌으로써 압카를 시험하려 하겠죠.

도대체 완달과 양백이 느낀 그것이 무엇인지 이령도 매우 궁금할 것입니다. 혹여 압카의 힘이 너무 강대해서 자신이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하는 것 같아요. 압카가 아직은 너무 어리고, 자신은 흰 산의 힘까지 받은 상태이니 두려움 없이 임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서양 속담에 ‘호기심이 고양이를 죽인다’는 말이 있듯이, 압카를 테스트해보려는 이런 이령의 시도는 꽤 위태로워 보이기도 합니다. 차라리 압카가 자고 있을 때 뒤에서 습격을 해서 죽이는 편이 이령에게도 어울리고 더 나은 방법이 아닌가 생각도 드네요.

만약 이령이 이르하에게 고통을 주며 압카를 협박한다 해도 그게 통할지도 의문입니다. 아직 압카는 성정이 완전히 형성되지 않았다는 언급이 자주 있었기 때문이죠. 여기서 성정이 없다는 것은, 마치 로봇처럼 기본적인 감정조차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해요. 그저 좋고 나쁜 것을 분별하지 못 하는 수준이 아니라, 감정이 아예 없는 존재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 만약 압카가 예루리를 비롯한 신적 존재들과 인간을 제외한 모든 영험한 짐승들을 몰살시키는 것이 목적이라면, 성정이 없게 태어난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한편 완달은 소멸하면서 이령에게 그 어떤 얘기도 해주지 않은 것 같은데요. 이령은 이제 흰 산의 주인이 되었는데 일족의 과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나 모르겠습니다. 하긴 과업을 알게 되더라도 그걸 곧이 곧대로 수행할 위인도 아니죠. 흰 산의 주인이 된 후에도 오로지 자신이 영생할 수 있는 방법에만 몰두할테니까요. 완달의 방어막이 사라지지 않은 걸로 봐선 아직 소멸하지 않은 것 같은데, 흰 산의 묘역을 지키는 영혼이 된 것인지 영생의 계곡에서 배터리가 된 것인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던 중 지난 화에서 검정 구슬에 둘러쌓여 등장했던 정체불명의 인물이 완달성을 습격합니다. 이 자의 이름은 마원이라고 하는데, 막판에 등장하는 분운의 부하였죠. 마원은 자료를 찾아봐도 정체가 잘 확인되지는 않는데요, 분운이라는 존재는 그 태생이 막강한 것 같습니다.

분운은 중국 전설에 나오는 무지기의 셋째 아들인데요, 무지기는 물의 요괴이자 엄청난 신통력을 갖고 불로불사에 가까운 생명력을 자랑하는 신이라고 합니다. 무지기의 외형 묘사를 보면 분운과 거의 흡사한데, 분운이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 같죠.

먼저 무지기는 엄청나게 큰데 원숭이를 닮았고, 몸은 푸른데 머리와 얼굴은 새하얀 색이라고 해요. 강풍과 번개를 조종하고 그 힘은 코끼리보다 훨씬 셌다고 합니다. 무지기는 하왕조 시대 때 우왕에게 대들다가 잡혀서 목에 쇳덩어리를 붙들게 되었다고 하는데, 마원과 분운의 목 부분에 있는 붉은색 표식이 이 쇳덩어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게 멋나라고 있는 것이 아니고, 일종의 형별로서 누군가가 저 목 부분의 쇠를 조종하여 그들에게 고통을 가할 수도 있을 수도 있어보여요.

분운의 외형에 대해서도 설명이 있는데요, 긴 송곳니를 가진 거대한 호랑이 인간이라고 하고 아버지 무지기처럼 강풍과 번개를 조종하며 맹수를 다룰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분운과 곤륜은 어떤 관계일까 궁금하실텐데, 제 생각에는 곤륜과는 척을 지는 사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전설에서는 분운이 중국 신화의 황제, 제가 과거에 천제의 정체로 유력하게 언급했었던 존재죠. 그에게 패한 전적이 있다고 언급되기 떄문이죠.

다시 돌아와서, 마원은 흥개의 부족원들을 학살하다가 이령의 제지를 받고 비로소 정체를 드러냅니다. 그는 이령이 흰 산의 주인으로 복귀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미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요, 대량으로 간자들을 심어놓은 세력이 바로 마원의 세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이령을 대하는 태도가 상당히 당당했는데요. 아무리 이령이 완달만큼의 강함과 카리스마는 아니라도 해도 흰 산의 주인인데, 꿀리지 않고 맞선다는 자체가 분명한 목적과 여러 대응 전략을 갖고 온 것 같습니다.

마원은 이령에게 압카의 행방을 먼저 묻는데, 이령이 ‘압카는 내 휘하에 있다’라고 말한 것을 듣고는 수상해하죠. 압카는 태생 자체가 궁극적으로 흰 산의 힘을 갖기 위해 태어난 존재인데, 새롭게 등극한 흰 산의 주인이 압카를 데리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긴 합니다. 과업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누가 봐도 이령이 압카의 앞에 서서 질서를 어그러뜨리고 있다는걸 알 수 있죠. 이령만 없으면 압카가 흰 산의 힘을 즉시 받을 테니까요.

이령의 말을 들은 마원은 ‘그대가 진정 흰 산의 주인이라면 그 힘을 보여달라’고 도발하는데요, 이령은 별로 강해보이지도 않는게 갑자기 나타나서 당돌한 도발을 하는 것을 어이없어 합니다. 그저 과거에 자신이 힘을 키우던 시절 학살했던 일족 중 하나겠거니 무시하는데, 마원이 상당히 의미심장한 말을 덧붙이죠. 정상적으로 승계받은 힘이라면 영역 안에서 아낄 필요가 없을텐데, 혹시 힘 쓰는 데 제한이나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합니다.

그러고보면 이령이 흰 산의 힘을 어거지로 내려받긴 했지만, 그 힘을 쓸 때 완달과는 사뭇 다른 느낌인 걸 알 수 있습니다. 얼굴에 황금색 무늬가 펼쳐지며 푸른 기운이 솔솔 피어나는 완달과 달리, 이령은 얼굴에 무늬도 없고 그저 온통 붉은 기운이 나타날 뿐이었죠. 완달은 그 모습을 보고 이령에게 ’힘을 온전히 내려받지 않은 상태에서 함부로 쓰지 말라‘고 수 차례 경고했었는데요. 지금이야 이령이 완달로부터 나머지 힘까지 전부 환원받았으니까 문제가 없을 수도 있지만, 단순히 내려받고 말고 문제가 아니고 그 힘을 내 힘으로 체화시키느냐의 문제가 남았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이령 몸 속의 흰 산의 힘이 그저 겉돌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마원은 이령이 진정 흰 산으로부터 인정받은 주인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선빵을 날리며 이령을 도발합니다. 그가 얼마나 강한 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령이 지금 역대 최강인 상태인데요, 상대가 될 리는 없죠. 이령의 발차기에 몸이 두 동강 나려던 찰나, 자신의 털을 뽑아 분신을 만듦으로써 겨우 빠져나갑니다. 머리카락을 분신을 만드는 기술은 나중에 이령이 잘 써먹던 기술 중 하나인데요, 어쩌면 나중에 마원을 제압한 후에 족쳐서 기술을 자기 것으로 만든 것일수도 있어 보이네요.

이령은 흰 산의 서쪽 경계 쪽으로 달아나는 마원을 추적합니다. 서쪽 경계는 완달이 천제와 곤륜의 병력에 맞서 싸웠던 바로 그 지역인데요, 거대한 전투 흔적들이 많은 곳이었죠. 멀쩡했던 평지가 깊이를 알 수 없는 협곡이 되었다던가, 땅바닥에는 마치 수 십개의 운석이 땅을 뚫고 들어간 듯 거대한 구덩이들이 파여있었습니다. 이 모든 흔적은 천제가 공중에서 땅으로 기공을 쏘아댄 탓에 파괴되며 생긴 것이었고, 이령은 이 흔적들을 눈으로 보고 나서야 천제가 정말로 이 곳에 왔었던 것인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쪽 경계의 너머에는 도망쳤던 마원이 자신의 대장과 함께 있는 모습이 보였는데요, 그가 바로 앞에서 설명드렸던 분운이었습니다. 앞서 묘사드렸던 그 모습과 거의 동일하죠. 마치 검치호같이 송곳니가 아래에서 위로 나있고, 거대한 몸집에다가 목에는 붉은 빛깔이 나는 족쇄같은 것을 두르고 있었습니다. 분운 또한 이령이 흰 산의 힘을 진짜로 쓰는지 안 쓰는지가 일단 관심사인 것 같은데요, 자기들이 이령을 보아하니 정상적으로 승계받은 힘이 아니라고 믿고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분운은 지난 화 마지막에 등장해서 간자들을 학살하던 그 인물과는 다른 존재인 것 같아요.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복장 자체가 다릅니다. 분운과 마원은 온 몸에 털이 덮혀있고 복식이랄 것도 딱히 걸치지 않았지만, 지난 화 마지막에 등장한 인물은 상하의와 무릎보호대, 허리에도 뭔가 걸치고 있죠. 목을 보니 분운, 마원과 마찬가지로 뭔가 쇳덩이같은 장식물이 보이기도 하는 것 같은데요. 혹시 이 자가 앞에서 설명드렸던 무지기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비와 아들이 함께 왔다고 보면 자연스러울수도 있죠. 만약 무지기가 아니라면, 흰 산의 부름을 받고 나타난 또 하나의 강자 정도가 아닐까 예상해보겠습니다.

여튼 분운과 마원이 이령을 도발하는 이유는 ’흰 산의 부름‘ 보다는 ’질서‘ 때문인 것 같아요. 마원이 이령을 상대할 때 한 말이 있었죠. ’압카가 나타났는데 또 다시 혼란을 일으키다니 그 죄를 어찌 감당할 것이냐?‘고 했는데요, 이들이 흰 산의 힘과 과업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을 볼 때 과거 흰 산과 깊은 관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천제를 중심으로 한 곤륜과는 대립점에 있는 세력 같은데요. 어쩌면 댓글 의견처럼 과거 흰 산의 주인이었던 세력이거나, 흰 산과는 오래전부터 비밀 동맹 관계에 있는 세력일 수 있겠죠.

그리고 원숭이를 닮은 것을 보니 비위들의 선조가 아닐까 예상되기도 합니다. 녹치의 선조라는 얘기인데, 호형 1부 초반에 비위 일족이 흰눈썹과 대화하던 장면이 떠오르네요. 그들은 율죽을 전문적으로 키우는 일족이었던 것 같은데, 인간들이 율죽과 성분이 같은 불의 약(화약)을 만들어냈다며 우려하는 내용의 대화였습니다. 흰눈썹과 친한 것으로 봐서는 아린 측과 가까이 지낸 것으로 보이는데, 만약 비위 일족이 분운의 후손이라면 흰 산의 선택을 받은 아린에게 협조하며 가까이 지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죠. 흰 산의 선택을 받지 못한 압카에게 등을 진 죄로, 항마전 이후 멸족당할 것을 흰눈썹이 겨우 살려 데리고 있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화에서는 초반 그림체에 대한 이슈가 많은데요, 꼭 이번 화가 문제였다기 보다는 그 동안 쌓였던 의견들이 오늘 초반 이령의 작화를 계기로 터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최근 그림체에 대해서는 저도 아쉬운 부분이 많은데요, 영상을 업로드 할 때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서 다뤄보도록 할게요.